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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山雜談

건립 50주년을 맞은 남산 오벨리스크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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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화 안중근기념관




見利思義見危授命銘安重根遺墨石碑.

남산공원에 가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이 석비가 세워진지 올해로 50년이 되었다.

어쩌면 기념관보다도, 안중근 동상보다도 더 유명한 이 석비는 높이 9.9m(33척), 가로 1.8m(6척), 두께 1m(3척 3촌), 무게 32톤으로 1973년 건립 당시 국내 최대의 자연 석비였다고 한다.




현재도 그러한지는 알 수 없으나 2015년 남산공원 회현자락 정비사업 당시 크기가 너무 커서 앞으로도 함부로 움직이기 힘들다는 얘기가 나왔었다.

그 모양을 보건대 분명히 이집트 오벨리스크를 의식해 가장 비슷한 석재를 찾아 세운 것이리라. 멀리서 보면 삼각 꼭짓점이 더 도드라져 보인다.

단양 하선암에서 비신을, 아래 대석은 가평 화악산에서 채석했는데 요즘은 이런 돌 자체를 구하기 힘들거니와, 설사 국내에서 구했더라도 이렇게 가공하는 일이 가능한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50년 전이니까 가능했으리라고 본다.




석비 건립기금은 신동아그룹 창업주로 당시 대한생명을 인수해 승승장구하던 최성모 회장이 부담했다. 이는 그가 안의사(해주)와 같은 황해도(사리원)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비신과 대석을 따로 구하고 글씨를 일중에게 맡겨 안중근 탄생일에 맞춰 세울 정도로 정성을 들였다.

반세기가 지나는 동안 남산공원을 상징하던 식물원도, 분수대도, 음악당도 사라지고 기념관과 안중근 동상마저 새로 만들어졌건만 이 석비만은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석재는 단양에서 서울까지 옮겨왔으되 앞으로는 룩소르 신전 앞 오벨리스크처럼 오래오래 자리를 지켰으면 좋겠다.

동양평화고 한일관계고 거창하고 머리 아픈 이야기가 어렵다면 비록 공자님 말씀을 인용한 것이지만 이익을 보거든 의로움을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보면 목숨을 바치라는 간결한 말씀이라도 가슴에 담아보자.




석비 전후좌우에 새긴 문구는 아래와 같다.

見利思義見危授命
庚戌三月 於旅順獄中 大韓國人 安重根 書

이익을 보거든 정의를 생각하고 위태함을 보거든 목숨을 주라

이 돌은 단양 하선암 계곡에서
대석은 가평 화악산 계곡에서
기념관장 이문욱 옮김
김충현 씀
이약우 각

一九七三년 九월 二일
사단법인 안중근의사숭모회
부이사장 崔聖模 헌납
이사장 이은상 세움





#안중근유묵석비 #50주년 #남산공원
#見利思義見危授命 #論語 #憲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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