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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겨울왕국' 싹쓸이와 그에 분노하는 사람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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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2' 다른 영화에 피해 주면서 스크린 독점해야 하나"

송고시간 | 2019-11-22 10:52

겨울왕국 싹쓸이에 열받은 영화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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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머니' 정지영 감독 비판…반독과점영대위 "영화법 개정하라"


[주말극장가] '겨울왕국2' 첫날 60만명 동원

송고시간 | 2019-11-22 07:51


이 쏠림현상을 나는 뽕을 뽑는다는 말로 흔히 표현하곤 하는데, 아무리 봐도 이 뽕을 뽑는 일은 한민족 고유 DNA 아닌가 할 정도로 역사에서 빈번하게 나타난다. 언젠가 전한 적 있듯이 미술사 전공하는 어떤 분이 이 쏠림현상이 한민족에서는 유독 심하게 나타난다고 하면서, 이 분에 의하면 한민족은 어느 하나가 좋다고 하면 우루루 그쪽으로 몰려가 아주 뽑을 다음에야 그만둔다고 했다.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2'를 둘러싼 상반한 저들 두 소식은 비단 이 영화만이 아니라, 더구나 영화계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특질이 있다. 물론 이런 쏠림이 다른 나라 다른 사회라고 결코 예외라 할 수는 없지만, 분명 한민족 쏠림 DNA는 알아줘야 한다고 본다. 


겨울왕국 싹쓸이



올해를 포함한 최근 영화계만 해도, '어벤져스' 시리즈 중 한 편이 선보인다고 하니, 그쪽으로 우루루 갔다가, 그 직전인가에는 록 그룹 리더 프레디 머큐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보헤미안 랩소디'를 두고서는 또 얼마나 큰 홍역을 치렀다가 생각하면, 내 말이 결코 허언은 아니라도 본다. 


근자 '겨울왕국2'를 둘러싼 보도로써 그 현상을 정리하자면, 개봉도 하기 전에 이미 예매로만 100만장을 넘게 팔았다 하고, 어제 개봉일에는 전국 2천343개 스크린을 싹쓸이한 가운데 1만2천998회를 상영하고 60만6천816명을 끌어모았다니, 물론 이게 평일이라 60만이지, 주말 이틀은 아마 평균 100만은 돌파하리라고 본다.  


이런 싹쓸이 현상, 뽕 뽑기가 건전한 시장경제를 왜곡하니, 그에 대한 제도적 견제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은 꾸준히 있었다. 


용맹하게도 정지영 감독이 그런 비판의 선두주자로 나섰다. 나는 정 감독이 나서는 것이 모양새가 좋은가에 대해서는 일말의 의구심이 있다. 그가 직접 피해당사자이기는 하지만, 그런 까닭에 스크린 쏠림현상을 비판하는 대표자로서는 객관성을 조금은 결여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 '겨울왕국2' 개봉으로 그때까지 1위를 질주하던 '블랙머니'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쏠림 현상을 방관하는 정부 당국을 향한 그의 비판을 우리가 무심히 넘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왜냐하면, 저런 주장에도 나름 타당한 구석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말마따나  "'겨울왕국2'가 개봉하면서 '블랙머니' 극장 좌석 수가 97만석에서 37만석으로 줄었다…관객 수가 계속 올라가는 상황에서 하루 만에 이처럼 좌석이 줄어드는 것이 말이 되느냐" 말이다. 


겨울왕국 흥행행렬



그 역시도 여러 곤혹스런 국면이 있는 것만도 분명하다. 예컨대 그 스스로가 '왜 외화가 개봉할 때만 스크린 독과점을 문제 삼느냐'고 자문했거니와, 이 역시 맞는 말이다. 유독 외국, 특히 헐리우드 영화에 대해서만 이런 목소리를 내는 모순도 있다. 이에 대해 그 자신은 "동료 영화인들이 오랜만에 작품을 선보여 돈을 잘 벌고 있는데, 그들을 공격하기는 쉽지 않다"는 말로 넘어갔지만, 이 대목도 분명히 짚기는 해야 한다. 


이런 쏠림이 일어날 때마다, 나는 한국이 작아서 그런가 묻곤 한다. 그래 우리한테야 미국 중국, 나아가 일본에 견주어서도 크기가 작기는 하다. 하지만 큰 나라에 견주어 작을 뿐이지, 우리보다 작은 나라 뒤로 수두룩빽빽이다. 그렇게 작은 나라가 아니요, 인구로 봐도 크다. 


그렇다고 쏠림을 막겠다고 제한을 가하는 것도 문제이기는 하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이, 이른바 독과점을 막기 위한 다른 분야 제한 장치는 수두룩하거니와, 굳이 영화만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순전히 시장 원리에 맡겨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뭐, 정부 당국이라 해서 뾰죽한 수가 있는데, 저리 수수방관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나는 저런 쏠림에 합류해 본 적이 거의 없는 듯하다. 게을러서일 수도 있으며, 천성이 쏠림을 싫어하기 때문일 수도 있으리라, 모든 영화는 영화 채널에 풀릴 때까지 안 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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