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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총독부 고적조사 손길이 공주에는 생각보다 뻗치지 아니했다. 그 자리를 가루베 지온 경부자은 輕部慈恩이 헤집고 들어갔다.
메이지대학 한문학과 출신인 그는 조선으로 넘어와 애초에는 평양 숭실로 갔지만, 그 일대는 총독부가 장악해 정착하지 못하고 그 꿈을 공주에서 펼치기로 하고 남하했다.
놀랍게도 그의 조사는 모두가 불법이고 도굴이었다.
더 놀랍게도 그런 불법과 도굴을 그는 조사보고서로 남겼다. 그의 조사는 도굴과 발굴 그 어중간을 보여준다.
싫건좋건 웅진백제고고학은 그의 이름없이 있을 수 없다. 그는 웅진고고학 백제고고학의 비조다.
그가 남긴 글은 이 두 책으로 정리됐으니, 작은 것이 생전에 나온 것이요 후자가 유저다.
나는 이 두 책을 국립민속박물관 자료실에 소장 중인 판본을 이용하곤 했으니,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일본 구마모토인가 어디에서 안식년을 보내는 외우 이한상 대전대 교수가 그곳 헌책방에서 이 두 책을 구했다며 보내주셨다.
2016년 직설 무령왕릉 출간을 고비로 가루베는 다시는 쳐다보지 않았으니, 이젠 곰곰 봐야겠다.
내친 김에 번역이나 해볼까 하는데(하긴 그 옛날에 태반은 번역했다고 기억하지만), 이 직책에서 짤리기 전엔 난망하다.
빨리 짤려야겠다.
(2018. 4. 28)
***
그의 백제미술(1947) 이라는 단행본이 근자 충남역사발전연구원에서 번역되어 나왔다. (2024.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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