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로 예정한 연합뉴스 K컬처아카데미 고창팸투어 마지막날 이틀째는 저곳을 시발로 삼았으니 아침은 어제 꽃샘추위 여파가 채 가시지 않아 다소 쌀쌀하긴 했지만 무엇보다 바닷바람 매섭던 어제 해변에 견주어선 오늘은 내륙이고 서리가 짙긴 했지만 이내 봄날씨로 완연히 바뀌어 전날보단 한결 돌아다니기가 수월했다.
일명 모양성牟陽城인 고창읍성이야 나로선 계절 달리하며 무수히 밟은 데이긴 하지만 팸투어 참가자들은 달라 미답이 많았으니 무엇보다 사방을 조망하는 그 빼어난 광경과 해미읍성 버금하는 성벽 잔존상태에 찬탄하지 않을 이가 있겠는가? 다들 지르는 탄성이 나로선 더 흡족할 수밖에 없었다.
보통 남쪽에 대문을 두는 것과는 달리 북쪽 공북문拱北門을 대문으로 설정한 읍성은 왼편 동쪽 성벽을 따라 일주했으니 성 안쪽 오른쪽을 따라 수려한 송림을 끼고 왼편으로는 천애절벽을 내려보며 걸었으니
옹성인 공북문 지나고 그 바로 안쪽 복원한 원옥圓獄을 뒤로 하며 가파른 성벽 조금 기어오르면 평지에 가까운 성벽길이라 이내 치雉가 나타나고 동문인 등양문登陽門을 지난다.
저 멀리 독거가 암거하는 장성 경계로 방등산이 굼벵이처럼 누웠으니 그를 포함한 주변 산에 둘러쌓인 고창읍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군청과 고창고가 완연하다.
남벽을 따라 걷다 성에서는 해발 고도 가장 높은 지점에 복원한 성황사를 끼고선 아래로 질주하니 하긴 이곳이 산성이라 해도 비교적 평탄한 산곡을 끼고 객사와 부속 건물들을 배치한 읍성은 전체 둘레 1.6킬로미터라 완주가 어렵지는 아니하니 그래서 이곳을 찾는 사람이 더 많을지 모른다.
성황사 아래 성 안쪽 서벽을 따라 하강하면 무협 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죽림이 나타나니 맹종죽림이란 데가 그곳이라 자생이 아니라20세기 초반 중국에서 들여와 심어 거대하게 자라 숲을 이룬 이 대숲은 그야말로 탄성 그 자체라 그 거대한 덩치를 자랑하는 대나무가 밀림을 이룬 모습은 경이 그 자체다.
이곳을 처음 찾는 수강생들이 연신 기념 촬영하느라 여념이 없으니 나는 영디기랑 준희랑 화정이랑 이런저런 놀이하며 희희낙락했다.
길어져서 일단 끊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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