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까>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고려 최고의 술꾼이자 문인으로 꼽히는 백운거사 이규보(1168-1241)의 삶과 생각을 한 번 길어올려 보았습니다.
글솜씨와 술 실력은 누구도 인정치 않을 수 없었지만, 고고하게 살지는 못한 이규보입니다.
하지만 그랬기에 저는 그에게 더 끌렸다고나 할까요. 사람, 그 옛날을 산 사람 이야기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이규보는 완전무결한 영웅이 아닙니다. 배 나오고 머리 벗겨진, 허당끼 넘치는 동네 아저씨입니다.
그러나 역사책 속엔 그런 이의 자리가 거의 없지요. 이규보도 <동국이상국집>이란 문집이 남지 않았던들 그저 글 잘하는 문인이란 인물평 한 줄로만 남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운이 좋게도 이규보의 글은 살아남았습니다. 그리고 그와 그가 살던 시대를 고스란히 담아 오늘에 전해줍니다.
지금 이 순간과 비슷하면서 또 다른, 800년 전 고려와 그 공간에 서 있는 지식인을 말이지요.
동국이상국집을 읽다 비식비식 웃고 무릎을 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하지만 옆에 있는 분은 왜 웃는지 모르셨지요.
이렇게 800년 전을 살았던 이의 글이 지금 읽어도 웃기고 또 내용이 흥미롭다는 사실을 알려드리면 아마 같이 웃고 공감하지 않을까?
또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뭔가 시사점을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 왜, 얼마 전 나훈아 선생님의 <테스형>이란 노래가 히트치지 않았겠습니까? 만약 나선생님이 이 책을 읽는다면, 소크라테스 대신 이규보를 소환하지 않을까 싶군요. "아 규보형! 세상이 왜 이래~~"
에피소드 고르고 글 다듬고 자료 보충하고 그림 그리고 오타 잡고...참 길었네요.
그래도 이렇게 나오고야 말았습니다.
정식 발매는 월요일부터입니다만 갓 인쇄해 따끈따끈한 책을 미리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마침 당직휴무라...).
또 많은 분이 미리 축하해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금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기왕이면 많이 '사서' 읽어봐주시고, 도서관에도 요청 넣어주시고, 이 책 재밌더라 평도 좀 써서 올려주시고 주변에 얘기도 좀 부탁드립니다. (별로였다면 할 수 없습니다만...).
감사합니다. 좋은 나날 되십시오!
(교보, 알라딘, 영풍, yes24 모두 올라왔더군요. 거 참 빠르기도 해라)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2988165...
http://aladin.kr/p/GqR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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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yes24.com/Goods/Detail/125920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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