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새삼스럽지도 않거니와 서구사회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신분제 특권제 사회다.
그에서는 대한민국이야말로 실은 가장 급진적으로, 가장 단시간에 그런 각종 특권을 적어도 제도로서는 완파해가는 특이한 사회라 할 만하다.
같은 국민이라는 이름으로, 기회균등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특권은 폐지일로다.
물론 그에 상반하게 그 흐름과 역행하는 일련의 흐름도 있으니, 비근한 예로 매장문화재 관련 대학 전공자들한테 특혜를 주는 고고학 발굴조사 조사원 자격제도 같은 역행하는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황금종려상 기생충 봉준호 감독
내가 여러번 말했지만, 칸 영화제에 우리 공장에서 직접 기자를 현장에 파견하기는 20년이 넘었다. 기록을 찾아봐야겠지만 넘었다는 것만은 분명하고, 나아가 그것도 연속이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지난 20년간 줄곧해서 기자를 보내다 보니, 칸영화제 주최측에서도 대접이 갈수록 달라진다. 이른바 등급이 올라가며, 그에 따른 대접도 확연히 달라진다.
이번 영화제 기간 중인 현지시각 지난 21일 저녁 10시에 칸영화제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봉준호 감독 신작 '기생충'이 공식 상영을 통해 세계 영화인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황금종려상 기생충 한 장면
연합뉴스는 영화 종영 직후 한국시각 오전 7시 20분에 '기생충' 리뷰기사를 가장 먼저 송고했다. 영화 종영 정확히 20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연합뉴스는 어찌하여 영화 리뷰 기사를 영화 종영 불과 20분 만에 내보냈던가?
칸영화제가 연합뉴스를 '특급대우'한 까닭이다. 칸영화제 측은 이날 공식 상영에 앞서 오전에 영화를 먼저 보는 '비밀 상영회'를 열었으니, 이 자리에 국내 언론사 중에는 연합뉴스만 초청했다. 이 상영회에는 30~40명 극소수만 참석했다.
칸영화제 측은 타 언론에 '비밀유지'를 전제 조건으로 연합뉴스를 초청했던 것이다. 이에 현지 출장 간 우리 공장 이도연 기자가 한국언론 중에서는 영화를 가장 먼저 보고 리뷰 기사를 쓸 수 있었던 것이다.
황금종려상 기생충 봉준호 감독과 주연배우 송강호
이런 일이 있자 같은 현장에 파견된 다른 국내 언론사 기자들이 제작사인 CJ 측에 의심을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CJ가 특혜를 줘서 연합뉴스만을 미리 초청한 것이 아니냐고 말이다.
하지만 이는 전연 사실과 다르다.
연합뉴스는 20년간 해마다 칸영화제를 현장 취재했다. 영화제측에서는 이런 과거 취재 전력 통계치에 따라 다른 등급을 매겨 프레스 카드를 발급한다.
국내 언론 중에서도 연합뉴스는 가장 등급이 높은 프레스 카드를 발급받는다.
황금종려상 기생충 봉준호 감독과 얼싸안는 송강호
프레스카드는 화이트, 핑크 도트, 핑크, 블루, 오렌지 5개로 등급으로 나뉜다. 연합뉴스는 지난해에 비로소 두 번째로 높은 핑크 도트 등급을 받았다. 다른 국내 언론사 대부분은 핑크나 블루 등급이다.
영화제 측은 칸영화제 취재 경험과 언론사 독자 수 등을 종합으로 따져 등급을 매긴다. 어떤 색깔 프레스 배지를 받느냐에 따라 극장 입장 순서, 좌석이 달라지며 기자회견 취재 허용 여부도 결정된다.
기생충 사전 상영에 국내 언론사 중에서는 연합뉴스만 유일하게 들어간 힘이다.
황금종려상 기생충 봉준호 감독과 출연배우들
아무튼 결과까지 좋으니 나 역시 기분은 째진다. 내가 이럴진대 현장에 파견되어 정신없는 나날을 보낸 우리 기자야 어떻겠는가? 황금종려상이라는 대상을 받으니, 또 얼마나 바빴겠는가? 그래도 좋은 상 받으니, 기분이 하도 좋았으니, 한국시각 오늘 새벽, 프랑스 시각 어제 저녁 그 흥분을 뒤로하고 숙소로 돌아간 이도연 기자 말이 걸작이다.
"하도 벅차서 잠도 안 오더라구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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