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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모조리 kill될 뻔한 칸영화제 기사, 봉준호가 기생충으로 구하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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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고시간 | 2019-05-26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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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인가 

나는 칸영화제 소식을 전하면서 우리도 이젠 본전을 뽑을 때가 됐단 말을 했다.

그 본전이 꼭 황금종려상이어야 할까마는 그래도 이젠 받았으면 했다.


조금전에 끝난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 기생충이 큰 상을 받을 때를 대비해 칸 현지에 특파한 우리 공장 이도연 기자가 미리 작성해 놓은 기사 목록이다.

하마터면 저 기사 다 날아갈 뻔 했다.

쓴 기사가 쓸모없어져 버리는 일을 언론계 용어로 킬kill이라 한다.

글자 그대로 죽여버리는 일이다. 

본선경쟁작 후보로 오른 기생충이 이렇다 할 수상을 하지 못하면, 다 없애버려야 할 기사였다. 그런 기사들이 살아났다.

물론 저런 일이 비단 이번 영화제에 국한하지는 아니한다. 작년에도 그랬고, 우리 작품이 본선에 오르면 언제나 그랬다. 


이 말은 그때마다 저렇게 미리 구축해 놓은 기사 상당수가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물론 황금종려상이 아니라 해도 그 바로 밑의 등급으로 분류하는 심사위원상이며, 남녀주연상 같은 주요 부분을 수상해도 기사 비중은 압도적으로 커지게 된다. 

하지만 우리 영화는 번번이 정상 문턱에서 좌절했다. 그 지난한 도전사에 마침내 봉준호가 정점을 찍었다. 

이제와 고백하지만, 봉준호가 큰 상을 받는다는 낌새는 이미 감지되기 시작했다. 

이도연 기자 현지 보고에 의하면, 영화제측에서 봉감독 팀한테 전원 시상식에 참석하라는 통지가 왔다 했다. 
이는 기생충이 무엇인가 상을 받는다는 징조다. 나오라 불러다 놓고 상을 주지 않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나하나 마침내 시상식 발표가 이어지고, 2등인 심사위원상까지 발표가 되었는데도 봉준호는 호명되지 아니했다. 
그 순간 우리 영화팀에서는 "헐...황종상?"이라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고 마침내 봉준호 이름이 불린 것이다. 

우리 공장 연합뉴스에서는 20년 넘게 한해도 거르지 아니하고 본사 기사를 칸영화제 현지로 출장보냈다. 

그런 점에서도 이번에는 반드시 황금종려상을 받아야 했다. 
왜?
그것이 본전을 뽑는 일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것뿐인가?
시상식이 우리 시간으로 오늘 새벽 2시 15분에 시작되는 바람에 나는 꼴딱 밤을 샜고, 고국에 남은 우리 영화 1진도 마찬가지였다. 

이리 고생하고도 성과가 없으면, 이만큼 허무한 일도 없다. 

이래저래 봉준호는 황금종려상을 받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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