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서라고 하면,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더 많은 고령화시대에 시건방지다 할 테지만, 나야 세상이 내어놓은 시건방남이라, 그런 말 할 자격 충분하다 생각하고,
또 그것이 아니라 해도, 어차피 이 공장 생활은 내리막길이라, 몇 년 남지도 않았으니,
그래서 더 촉급해지는지도 모르겠다만, 아무튼 이렇거든 저렇거든 어차피 끝이 확정된 이상, 그 끝이 다가 오면, 무엇인가 하나는 끝내야 한다는 촉급이 더 강도가 세지는데,
그런 까닭에 요즘 내가 그렇게 촉급하면서 이것만은 어느 정도 끝내고 끝내야겠다는 소임이 실은 내 사진 정리라,
아다피시 내가 전국을 주유하며, 또 지구촌을 누비며 쏴댄 사진이 오죽이나 많은가? 그것들이 현재까지 대부분 외장하드 이곳저곳에 퍼져서 정리를 기다리는 중이라
이러다 한꺼번에 날아갈 우려도 언제건 상존하고, 또, 무엇보다 정리되지 아니한 자료가 무슨 쓸모가 있으리오?
이건 설혹 내가 먼훗날 어떤 기관 같은 데다가 기증을 한다 해도 정리가 되지 아니한 사진이 무슨 쓸모가 있겠는가?
그래서 맹렬히 달리는데 이것이 생각보다 쉽지는 아니해서, 진도가 썩 나지 않아 조금은 스트레스를 받는 중이다.
언제나 촉급하면 괜시리 마음만 급해질 뿐, 능률과 속도는 그만큼 감쇄하기 마련이다.
나름으로는 마음을 다스린다 하지만, 글쎄다, 이 마음이라는 요물 말이다. 난 열반 득도 뒤 부처님도 진짜로 스트레스 벗어났을까 못내 의심한다.
그때마다 수양 안 된 나 자신을 탓하기도 하지만, 그럴 시간에 한 장이라도 더 정리하면 좋지 않겠는가?
아, 예서 정리가 무엇이냐 할 터인데, 관련 정보 넣고 해서 우리 공장 데이터베이스에 차곡차곡 쟁여넣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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