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글은 이 블로그에 더 남아야 한다.
그것도 역사의 한 장면을 이렇게
정치적인 사건의 이면을 캐는 것,
그런 것보다 평범하지만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산 양반들
디테일, 잡동사니를 열심히 적어주시기 바란다.
우리나라 지금까지 번역사업을 보면
각종 문집류 그렇게 많이 번역되었어도
거기서 뭐 참신한 2차 창작물과 논문이 나오는 것을 못 봤다.
이건 그 작업을 하는 사람들 잘못이 아니라
우리나라 문집이라는 것이 가지고 있는 컨텐츠의 문제라고 나는 본다.
반면에 꼼꼼한 성정에 못 이겨 적어 놓은
그야말로 잡다한 온갖 잡기를 적어 놓은 일기는
그가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 아니라고 해도
여기서 수백 수천 편 논문이 나오게 될 것이다.
어디서도 얻을 수 없는 정보가 그 안에 있기 때문이다.
김단장께서 작업하는 인터뷰.
이것도 앞으로 알 수 없다.
이런 류의 글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0세기 우리 한국인들은 그야말로 격변의 세월을 거쳤는데,
지금 나온 그 회고담들을 보면
과연 조선시대의 일기 중 성공적으로 남은 것들 정도의 디테일을 가졌는가.
아직도 부족하다.
위대한 20세기를 산 그 영감님들에게
온갖 잡다한 이야기를 다 물어서 활자화해주기 바란다.
이십 몇 세기쯤 되면 전부 사료가 되어 있을 것이다.
*** [편집자주] ***
아무리 뛰어난 논문도 10년이 지나면 사라지고 20년이 지나면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잃어 종국에는 존재조차 사라지는 논문에 견주어 언론기사는 시간이 갈수록 빛을 발한다.
그렇게 일각에서 욕하는 조중동, 이들 신문 없이 한국근현대사를 어찌 구성한단 말인가?
이것이 기자와 연구자가 가는 길이 다른 결정적인 대목이다.
연구는 연구자 이름이 남지만 기사 혹은 보도는 기록자가 지워지고 그 기사 보도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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