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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낙서, 콜로세움에 했다 해서 처벌 받는 아이러니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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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shorts/3ZAY08cVFkc

 
 
언뜻 해프닝으로 넘길 만한 일이 일파만파로 번지는 사례야 한둘이리오? 오도방정하기는 예나 저기나 마찬가지라,

내 기억에 언제인가 일본 동대사 목조건물 난간인가 어딘가에다가 한국이 관람객이 글자를 썼다 말았다 해서 난리친 적 있으니 그 사건 결말이 어찌되었는지는 알다가도 모르겠다만

저 콜로세움 낙서 사건은 저 동영상을 보니 여러 모로 고려해야 할 점이 많을 법한데,

위선 발생 지점을 보니 내부 회랑식 벽돌 비름빡이라, 마침 그걸 찍은 다른 관람객을 보면서 씩 쪼개는 저 사람이야 크게 대수라 생각은 하지 않았겠지만, 저걸 찍은 사람이 저걸 공개했다는 데서 문제가 커져버렸으니 

이 일로 무슨 이태리 문화부장관까지 나선 일을 뭐 공직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는 하겠지만, 영 개발에 편자 같다.
 

 
이것이 1776년 지오반니 바티스타 피라네시 Giovanni Battista Piranesi 라는 사람이 그렸다는 콜로세움 내부인데 운동장 중앙에서 무슨 기념물이 서 있음을 보며, 전반으로 보아 건축물 얼개는 상당히 많은 남은 편이기는 하나 훼손이 극심함을 본다. 
 

 
이건 1832년 Thomas Cole이란 사람이 그린 내부라는데 쥐가 뜯어먹다 남긴 쥐포 같다. 
 


이건 1870년 개선문 있는 쪽 외곽이라, 현재 이곳을 출입문으로 사용한다. 뭐 개판이긴 마찬가지다. 
 

 
이건 2017년 여름 내가 갔을 때인데 이미 땜빵질 빵빵하다. 
 
이 시점에서 묻는다. 
 

 
저 친구가 무슨 날카로운 도구, 아마도 차 키 같은 물건이 아닐까 하는데, 그걸로 지 이름과 지 여친 이름을 새기는 저 벽돌을 콜로세움 건축 당시 것인가 아니면 후대 보수한 것인가? 

황토색이 상대적으로 짙은 쪽은 신부재로 보수하면서 집어넣은 듯하고, 저 친구가 쓰는 벽돌은 그 옛날 것 같다. 

저 낙서, 훗날 몇 백년 혹은 천년이 흐른 뒤에는 저 자체가 유산 아니겠는가? 실제 우리가 소중한 문화재로 아는 그것들이 상당수 낙서요 쓰레기다. 

요새 각광받는 신라시대 목간? 어떤 것은 생성 당시 공문서 형태이기는 했겠지만, 우리한테 남은 것들은 그들이 더는 소용없다 해서 실상 쓰레기로 버린 것들에 지나지 않는다. 

요새도 유서 깊은 사찰 오래된 목조건축물을 가보면 비름빡에 낙서 천지다. 근현대에 쓴 것은 물론 조선시대 이곳을 유람한 사람이 남긴 흔적도 부지기다. 나 왔다 간다 하는 sns 낙서 천지라, 이를 분석하면 그 시대 해당 사찰이 유통되고 소비된 양태가 드러난다. 

화엄사였던가? 그짝에서는 내가 그런 낙서를 살피다가 조선후기 평안도에서, 함경도에서, 경상도에서 왔다는 사람이 남긴 낙서가 많음을 보고는 경악했다. 

나아가 저 콜로세움 낙서 사건은 문화재 개념이 도입되고 아니되고가 얼마나 획기인 줄을 다시금 절감케 한다.

저짝도 문화재 신주단지주의가 예외는 아니어서, 문화재 개념 등장 이전에는 아무것도 아닌 일이 시대가 바뀌어 지금은 범죄가 되는 시대를 우리는 산다. 

백년 전만 해도, 아니 50년 전만 해도 아무것도 아니었을 일이 이제는 세계유산이라 해서, 이태리를 대표하는 유산이라 해서 하다 못해 지 이름, 지 여친 이름 새기는 일로도 한화 이천만원에 달하는 벌금을 내고도 5년 이하 징역형을 감내해야 하는 시대란다. 

이퇴계 선생이 지금 태어난다면, 퇴계 선생은 평생 감옥에서 썩었을 시대다. 거창 수승대에다가 큼지막하게 나 퇴계다 라는 낙서를, 것도 저런 스크래치가 아니라 아예 망치 동원해서 지우기도 어려운 각석으로 해 놨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고 웃기지 않은가? 

울주 천전리 서석만 해도, 낙서를 해서 지금의 대한민국 국보인데, 그것이 없었던들 그냥 평범한 돌탱이에 지나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고로 말한다. 
 
낙서하라!!!! 혹 벌금이 두렵거덜랑 스티커를 이용하라!!! 
 

https://m.yna.co.kr/view/AKR20230630002000109?section=international/index&site=hot_news_view_swipe01

콜로세움에 '커플 낙서'한 관광객 신원 확인돼 "영국 거주" | 연합뉴스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2천년 된 유적 콜로세움에 낙서한 무개념 관광객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안사(ANSA)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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