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간 다락방에 방치했던 중국 꽃병이 20억원
송고시간2020-12-30 12:19 김유아 기자
66만원 감정가에서 경매 시작 후 호가 급증
이런 일이 더러 보고되기는 하는데 첫째 거의 예외없이 한국이 아닌 외국이며 둘째 이것이 언제나 비극인데 언제나 남의 얘기라 내 얘기가 아니라는 점이 통탄스러울 뿐이다. 그래 접때는 어디더라? 프랑스 어느 농가인지 평범한 가정집 부엌게 걸어둔 그림이 치마부에 그림으로 드러나면서 300억짜리 떼돈으로 둔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더니, 이건 어이한 셈인지 머나먼 저 아일랜드 땅에서 그런 비스무리한 일이 있었단다.
접때는 부엌이더니 이건 다락방. 같은 집인데 저짝 다락방은 왜 저런 보물창고이며 남영동 다락방에는 족제비만 출현한단 말인가?
이 꽃병은 애초 레이시 카운티 Laois County 세퍼드 Sheppard 경매에 나올 적에는 450파운드, 한국돈 대략 60만원였단다. 그러다가 나중에 낙찰가는 136만 파운드. 순수 낙찰가는 110만 파운드, 그에다가 각종 부대비용을 합쳐서 저리 된다고. 그건 그렇고 낙찰가를 영어로 해머 프라이스 hammer price 라 한다는데, 그러고 보니 낙찰하면 망치로 꽝꽝 때리는 데서 이 표현이 유래하는가 보다.
이래저래 이 도자기는 대략 20억원짜리로 둔갑했다. 대체 몇 배나 뻥튀기한 거임? 전화로 응찰한 대만 어느 입찰자한테 떨어졌단다. 또 몇 배로 팔아묵겠지.
높이 20인치, 대략 50센티미터 이 꽃병 celadon vase은 82년간 아일랜드 한 가정집 소유였다고. 애초 소유자 이름은 당연히 도둑이 들 우려가 있으니 밝히지 아니하는 관례에 따라 익명처리하거니와, 암튼 이 원소유주 조상이 그걸 1938년 어느 경매장에서 구입한 것이란다.
꽃병 바닥 똥꾸녕에는 '大淸雍正年製'(내가 육안 판독한 거라 틀릴 수 있음)이라는 글자가 확인된다. 옹정Yongzheng 이라면 1722~35년에 통치한 청나라 5대 황제다. 그가 직접 도자기를 제작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보도대로 그를 위해 만들었다는 뜻으로 봐야 할 터인데, 조금은 이상하다.
애초 이 물건을 출품한 경매회사에서는 이 도자기를 “Chinese celadon vase of amphora form decorated with scroll handles, seal mark to base.”라 소개했다. 소개가 좀 재미있다. 서구인들을 염두에 두고 그들한테 익숙한 암포라 모양이라고 했으니 말이다.
용 두 마리가 주둥이를 문 손잡이는 중국에서는 북주北周 청자에서 내가 많이 봤으며, 이후 하나의 전형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저것이 청자인가 백자인가가 고민인데 도자사 전공 장남원 이화여대박물관장한테 문의했더니 백자 계통이지만 약간 푸른빛이 돈단다.
저것이 발견된 경위가 흥미로운데, 2010년 저 가정집 오누이가 18세기 다락방을 청소하다가 찾아냈단다.
독자들한테 고하노니 집구석 다락방 뒤져봐라! 뭐가 나올지 알겠는가? 하긴 뭐 요샌 식민지시대 웬간한 출판물 초판본이라면 1억원을 호가하는 시대다.
나도 새해엔 저런 돈벼락 함 맞아봤음 원이 없겠다. 그 꿈을 꾸며 일정 부분 떼어내 기부할 곳도 그려본다. 어디다 하지?
Time to check out your attic! Chinese vase valued at £450 by auction house sells for £1.36million
The 20ins tall vase had a guide price of a modest £450 before bids began
Auctioneers admitted afterwards Chinese ceramics are 'difficult' to value
The piece had been owned by an Irish family for 82 years before incredible s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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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부에 그림으로 돈벼락 맞은 프랑스 할매
가짜라 해서 쳐박아둔 렘브란트 그림이 진짜?
폐가 비름빡을 뒤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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