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다. 동네서 비디오테입을 빌려주던 시절에는 베이식 인스팅트만 주구장창 빌려봤고
그땐 왕조현 시대라 천녀유혼은 골백번도 더 봤다.
원초적 본능은 하도 많이 봐서 영어 대사를 거의 외다시피했는데, 문제는 이걸 실질로 써먹을 일이 별로 없었다는 슬픈 이야기가 있다. 절반이 욕이기 때문이었다.
물론 나는 영어 욕도 찰지게 한다. 그건 카투사가 남긴 상흔이다.
그런 시대가 가고 이젠 그런 시절이 다시 안 올 줄 알았다.
나는 넷플릭스니 쿠팡이니 하는 시대와는 절연하고 살았다. 남의 아이디 빌려 잠시 보기도 했지마는 그렇다고 그에 혹닉할 수준은 아니었다.
한데 자발 백수가 되고 나서 모든 것이 변했다. 남는 것이 시간이요, 요일 감각 상실, 시간상실하니 기나긴 밤을 무엇인가로 때워야 했으니, 아들놈이 넷플릭스에 쿠팡에 또 뭐더라? 맞다 디즈니플러스다. 그걸 다 깔아주고 갔다.
그 세계에 빠져 드니 애미 애비도 몰라보게 된다.
한데 신통방통하게도 옛날 습성이 그대로 살아났다. 맘에 든 영화는 주구장창 맨날맨날 돌려보기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는 그래서 맨날맨날 다시보기다.
지난 반년간 그에 희생되어 지난 반년간 매일매일 내 서재 방에서 다시보기 무한재생하는 영화는 딱 두 가지라, 둘 다 시리즈물로 제작되었으니
하나가 덴젤 화성돈 주연 The Equalizer 시리즈요, 다른 하나가 제이슨 본 시리즈다. 난 이 두 영화만 주구장창 본다.
더 이퀄라이저, 해결사 시리즈는 3편으로 아마 대단원 막을 고한 것으로 아는데, 그 2편은 워싱턴이 분한 머콜의 CIA 절친이 동료들한테 암살되는 장면이 몹시도 싫어서 잘 보지 아니하고,
가수를 꿈꾸지만 현실은 비참한 매춘부인 소녀 구출 이야기를 다룬 제1편이랑, 자포자기 상태로 어찌하다 정착한 시칠리아 고즈넉한 한 마을을 괴롭히는 시칠리아와 나폴리 무대 거대 마피아 조직 카모라 Camorra 를 일망타진하는 제3편을 주로 본다.
워싱턴 연기에다 범죄 스릴러물이라는 요소, 그리고 무엇보다 주제 혹은 소재는 아주 단순하지만 그 전개는 결코 그렇지 아니하는 복수극이 주는 통쾌함이 있다.
그가 해결사를 자처해 구출하는 사람들은 하나 같이 소시민들이요, 무엇보다 그런 그들을 구출하러 나선다 해서 그들이 머콜과 이렇다 할 인연도 없이 한두 번 스치고 마는 인연이라는 점이 나로서는 무척이라 매력적이라 본다.
제이슨 본 시리즈야 그 명성이 어디가겠냐만, 이것도 매일매일 1편씩은 다시보기를 한다.
이 두 시리즈가 내가 옛날에 혹닉한 원초적 본능과 비교해 조금 다른 점이 있다.
일부러 감독이 그런 듯도 한데, 근작 시리즈물 저 둘은 대사가 잘 들리지 않는다. 덴젤 워싱턴이나 제이슨 본 맷 데이먼 대사는 거의 들리지 않는 말이 많아 환장할 노릇이다.
촬영 때 일부러 마이크를 가까지 대지 않았거나, 아니면 감독이 일부러 낮은 톤 대사를 요구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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