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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대중이 없는 대중고고학의 아이러니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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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메리먼이라는 친구 틀림없이 고고학도일 것이다. 저 표지가 원서의 그것에서 유래했는지 모르지만 전형적인 고고학 군림주의 일방주의를 간단하게 보여준다. 저것이 대중고고학인가? 천만에.

 
예서 대중고고학이란 광의와 협의가 있으니, 광의란 간단히 말해 대중과 함께하는 고고학 일반이라 정의하며, 협의란 그런 정신을 표방한 신생 고고학 관련 학술단체와 관련한 사항이라 해 두겠다. 주로 이야기는 광의가 되겠지만, 협의의 대중고고학도 곁들이기로 한다. 

이 대중고고고학을 표방하는 고고학 움직임은 애처롭기만 하다. 왜? 고고학이 전연 일반 대중, 시민사회, 공동체에는 파고 들지 못함을 그네들 스스로가 잘 알기 때문이다. 공동체와 유리한 고고학이 살아남을 재간이 없음을 그네들도 잘 아는 까닭이다. 

이런 움직임을 대별하면 희한한 대비가 드러나는데, 관 혹은 관변단체를 필두로 하는 기관들에서는 그 움직임이 효과가 있건 없건 그건 두 번째 치고, 매우 처철한 편인데 반해, 이른바 한국고고학회를 필두로 하는 학술단체는 전연 나몰라라 수준이다. 이 점이 매우 독특하다는 점을 우선 지적해 둔다. 

아, 더 나아가기 전에 후자 쪽 움직임과 관련해 앞서 말한 대중고고학회라는 학술단체가 출범했다는 사실을 잊을 수는 없는데, 유의할 점은 이 학술단체는 학술단체를 표방하기는 했지만, 그것을 주동하는 고고학도들은 이른바 강단이 아니라 현장에서 움직이는 이른바 현장 고고학도 중심이라는 점에서 연구를 표방하는 기성학계와는 다르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성 싶다. 

내친 김에 대중고고학회는 처음에는 아연 움직임이 활발했다가 근자 존재감이 현격히 줄어들었는데, 나는 그 원인을 현장을 움직이는 고고학도가 아니라, 대학에 적을 둔 교수(뭘 숨기겠는가? 전통문화대학교 김경택이다.)가 학회장이 되면서 완연히 죽은 듯한 단체가 됐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본다. 이런 단체는 교수가 회장을 해서는 안 된다. 정관에다가 아예 교수는 못하게끔 차별 조항을 박아야 한다. 

아무튼 공동체와 함께하는 고고학을 표방하는 대중고고학은 아무튼 그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거니와, 그 움직임을 나는 존중하며, 나아가 그런 까닭에 그런 움직임들이 보람을 크게 보는 방향으로 꽃을 피웠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다만, 작금 시도하는 구체적인 움직임들이 정말로 공동체와 함께 향유를 하는 고고학인가는 앞선 글에서 말한 대로 나는 매우 의심어린 눈초리로 바라본다.

발굴체험학교? 더 직설한다.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 증표를 간단히 증명해 볼까? 지금 고고학 하는 사람 어느 누가 자기 자식을 저런 체험학교에 보내는가? 물론 아주 없을 수는 없겠지만, 아주 없다고 봐도 대과가 없다. 

안 보내는가 못 보내는가? 이걸 스스로 물어야 답이 나온다고 나는 본다. 

저런 안쓰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대중고고학 현장에 대중이 없는 역설은 왜 빚어지는가? 나는 그 보기로써 대중고고학회를 든다. 대중고고학회 회원들이야 매우 기분 나쁠 수 있지만, 냉혹히 받아들이기 바란다. 

그 대중고고학회 주최 학술 행사가 두어 번 열린 것으로 아는데, 고고학도 제외한 대중이 자발로 참여한 적 있던가? 없다. 

왜 대중고고학이라 하는데 대중이 없는가? 

간단하다. 대중고고학이라 했지만 대중을 위한 그 어떤 자리도 마련한 적도 없고, 또 무엇보다 대중고고학이라 하면서 학회장이니 뭐니 모조리 지들이 차지했기 때문이지 뭐가 있겠는가?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대중고고학회만이 아니라 대중고고학을 표방하지만 고고학은 절대로 그 어떤 자리도 대중한테 내어줄 생각도 없다는 단적인 폭로다. 

주인이 되지 못하고 꿔다논 보릿자루가 되는 자리를 누가 오겠는가? 

고고학이 사는 길은 딱 하나다. 고고학이 죽어야 고고학이 산다. 구체로는 현재 이른바 고고학도로 통하는 자들이 완전히 물러나야 고고학이 산다. 

대중 고고학을 고고학도들이 한다고? 이런 웃기는 소리가 어딨는가? 지들이 온갖 결정은 다하고, 지들이 온갖 자리는 다 차지하고 자빠졌는데 고고학도가 아닌 어떤 대중이 내가 주인이요 하겠는가? 

돌이켜 보면 대중고고학을 표방하지만, 그 대중 고고학은 내가 누차 말하듯이 일방적 고고학 군림주의라, 고고학을 모르는 너희 무지한 대중 공동체는 우리한테 한껏 고고학 세례를 받고 고고학 정신(그게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으로 무장한 우리의 신도가 되라고 요구할 뿐이다. 

미안하지만 그 어떤 누구도 고고학의 신도가 될 생각이 없다. 

대중고고학에 대중이 없는 이유는 실로 간단해서 대중이 주인이 아니기 때문이지 기타 우수마발 이유는 필요없다.

고고학이 죽어야 고고학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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