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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대통령의 역정에 YG를 들이친 세무쟁이 국세청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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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이 대통령 당선일 시절 이룩한 최대 성과가 전봇대 뽑기였다. 


문제의 전봇대는 목포 대불공단에 있었다. 이 전봇대로 골머리를 앓았던 모양이라, 차량 통행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그 전봇대 하나 옮기는 데도 지지부진, 관련 정부부처 혹은 기관끼리 권한이 없다며 그 이전이 난망이었던 그 시절, 그의 말 한 마디가 순식간에 전봇대를 옮겼다. 


이 전봇대를 옮기라는 말을 내 기억에 이명박은 상당히 희극화해서 했다. 청중은 웃어가며 그 이야기를 들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기가 전봇대는 순식간에, 그리고 무섭게 옮겨졌다. 


이명박 말 한마디에 옮겨지는 대불공단 전봇대



유시민이 자주 드는 대통령의 힘. 노무현 대통령 시절, 노통이 청와대 경내를 돌아보다가 청솔모를 보았더랬나 어쨌다나? 이런저런 말 끝에 노통이 청솔모가 다람쥐를 몰아낸다는 말을 했다나 어쨌다나,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 다음날 대통령 경호실에서 청솔모를 모조리 잡아 다른 데로 추방했다더라 하는 이야기가 있다. 


전봇대를 옮겨야 한다고 이명박을 웃으며 이야기했지만, 청솔모에 고통받는 다람쥐를 긍휼히 여기는 말을 노통은 지나가는 말로 했지만, 그 말은 곧 지상명령이었다. 


홍시 먹다 쫓겨난 청와대 청솔모



버닝썬 게이트, 김학의 게이트, 장자연 게이트의 3개 게이트가 대한민국을 삼키는 지금, 그 해결 기미가 없다 답답해서 그랬음인지, 문재인 대통령이 역정을 냈다. 그가 역정을 냈다는 보도 혹은 후문은 없지만, 나는 짜증에 가까운 역정이었다고 본다. 


오죽 갑갑했으면 그랬을까 싶다. 그래 맞다.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은 만기萬機를 친람親覽한다. 버닝썬 게이트를 수사하는 기관장 경찰청장도 대통령이 임명하고, 그를 감독하는 행정안전부 장관은 대통령 지휘를 받는다. 따라서 대통령은 태대太大경찰청장이다. 


검찰한테 넘어간 김학의 게이트. 그 검찰총장 역시 대통령이 임명권자요, 그를 지휘감독하는 법무부 장관 역시 대통령 지휘를 받는다. 따라서 대통령은 태대太大검찰총장이다. 


정 말을 듣지 않으면, 대통령이 직접 버닝썬 혐의자를 불러 족쳐가며 직접 심문할지도 모르고, 김학의 불러다가 족쳐서 자백하라 윽박할지도 모른다. 현행법에서 대통령이 그러지 못한다는 법이 없다. 아니, 그러기는커녕 그리 한다 해서 하등 월권도 아니다. 그만큼 대한민국 대통령 중심제에서 대통령 권한은 막강하며 무소불위다. 


게이트 진실을 조속히 밝히라는 문재인 대통령



그런 무소불위한 대통령이 역정을 냈으니, 그 불호령을 전달받은 장관 이하 공무원들이 어찌 움직여야 하는지는 자명하다. 그 역정 토로가 나온지 바로 이튿날, 행안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은 나란히 손잡고 기자님들 앞에서, 아니 국민 앞에서 고개 90도로 팍 수구리고는 사과하면서, 총체적인 진실구명을 약속했다. 


그리고 그에서 하루가 더 지난 오늘은 마침내 검찰 경찰과 더불어 3대 권력기관 한 축을 이루는 국세청까지 가세해 전격제트작전에 돌입했다. 버닝썬 사태 진원지로 주목되는 국내 3대 연예기획사의 한 축 YG엔터테인먼트를 들이친 것이다.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국세청, YG엔터테인먼트 특별세무조사 착수(종합2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주도' 특별 세무조사

본사 사옥 포함 4곳 동시다발 조사…YG "성실히 조사 받을 것"


폭풍우 거세게 몰아치면 일단 납짝 엎드리고 봐야 한다. 반항 혹은 반발도 다 때가 있는 법이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이를 모를 리 없는 YG는 바짝 엎드려 선처를 바라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래야 일단은 살아남을 구멍이 보이는 까닭이다. 


불이 지난 자리엔 재가 남고, 물이 지난 자리엔 그루터기라도 남는 법이다. 

하지만 

세무쟁이 지난 자리엔 풀도 자라지 않는 법이다. 


대통령을 역정내게 하지 말라! 


하지만 가만 생각하니, 그 등판 시점을 조율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도 때론 어른거린다. 


대통령이 역정내지 않을 수 없게끔 분위기를 끌고 간다. 

대통령이 등판하실 때가 되었다는 여론이 일기 시작해 그 분위기가 최고조로 달한 시점 

마침내 대통령이 등판한다. 


그러고선 딱 한 마디 한다. 


"해결하라!!!" 


대통령의 역정은 곧 대통령이 여호아가 되는 순간이다. 


그의 역정이 해결되지 않은 사건은 단군조선 이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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