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에 홀린 듯한 날이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인갑다.
집으로 퇴근한 지금 시간 저녁 7시40분, 나는 하염없이 정준영 소식을 기다린다.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여부가 아마도 오늘밤 결정될 터이고, 그에 따른 가요계 관련 기사가 따라나가야기 때문이다.
퇴근 직전까지 제법 민감하다 할 만한 기사 처리로 후달렸다. 개중 하나가 까까머리 김용옥이다. 나한테는 오로지 《여자란 무엇인가》로 각인하는 기인奇人이다. 저 책을 접할 때만 해도, 지금과 같은 '대중스타'가 될 줄은 몰랐다. 물론 그때 그런 싹수를 보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도올아인 김용옥과 유아인. 뭐 구별은 안해줘도 될 듯
김용옥 "이승만 묘지서 파내야" 발언 논란…KBS "반론도 소개"(종합2보)
보다시피 종합2보까지 나갔다. 그 출처는 KBS다. KBS는 우리 공장 연합뉴스 고객사이기도 하며, 같은 언론사이기도 하다. 어떤 기사가 덜 그렇겠냐마는 이런 동종업계, 혹은 특수관계인 기관 관련 기사는 아무래도 신경이 더 곤두서리 마련이다.
종합2보까지 나갔다는 말은 한편으로는 그만큼 애초 기사에 대한 주최측 혹은 당사자측 반발이 있었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모든 기관 혹은 당사자가 그렇겠지만, 좋은 소식에는 대체로 웃기만 한다. 하지만 저 기사는 제목만 봐도 KBS나 김용옥한텐 달가울 수는 없다.
그렇다고 저 발언으로 논란이 이는 것만은 팩트이니, 그런 팩트를 전하는 기사 자체에 저들 당사자가 뾰죽히 반발할 수는 없다. 다만, 이런 경우에는 반론이 문제다. 애초 저 기사를 쓸 적에는 KBS에서는 이렇다 할 논평이나 해명이 없었다. 그런 까닭에 이에 대해서는 그런 반응이 없다는 사실을 기사에 적기했다.
김용옥...이 냥반은 옷이 한 벌밖에 없는 듯. 빈한해서?
하지만 사정이 달라졌다. 다른 언론에서도 저 사건을 다루기는 했지만, 역시 우리 공장이 뛰어드니 사정이 달라졌으리라 본다. KBS가 공식 대응을 한 것이다. 해명을 한 것이다. 이런저런 맥락에서 나온 말이니, 그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해명을 반영해 기사 하나를 더 썼다.
한데 그에서도 방송사측이 만족은 못한 듯했다. 그러면서 이런 대목도 반영해 달라고 출입기자를 통해 연락이 왔다. 담당 기자와 논의한 결과 그 대목도 반영해줄 만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저 기사는 일단 종합2보로 마무리되었다. 모르겠다 또 다른 변수가 생길지는.....
오늘 문화부가 다룬 더 민감한 문제는 유시춘 EBS 이사장 아들 건이었다. 이 역시 아래 기사에서 보듯이 종합2보까지 나갔다.
유시춘 EBS 이사장 아들 대마초 밀매로 구속 뒤늦게 논란(종합2보)
간단히 사태 전개 추리면, 세부에서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기는 하나 아무튼 김용옥 건과 비슷하다. 이 사안에 느닷없이 저명한 영화감독 이창동이 조연으로 등장하는가 하면, 야권에서도 뒤늦게 논평까지 냈다. 이 기사는 야권에서 보면 유시춘이 관심 인물은 아니다. 유시춘? 모르잖아?
한데 대마초 밀매 혐의로 구속된 그의 아들이 유시민 조카라면 얘기가 전연 달라진다. 그 유명한 이빨 유시민 말이다. 그 자신은 계속 부인하나, 가장 강력한 차기 여권 대선주자 중 한 명이다. 더구나 누가 봐도 친여 성향인 그는 야권을 향해 뼈아픈 말을 많이 쏟아냈다. 그런 유시민이니, 그런 그의 조카가 대마초로 구속됐다는데, 이 어찌 가만 있을 일인가?
다만 야권 중에서는 이 시간 현재는 바른미래당만 논평을 냈고, 이상하게도 자유한국당은 이렇다 할 반응이 보이지 않는다. 이 점이 수상쩍기 그지 없다. 아직 몰라서인가?
이 두 건 만으로도 오늘 오후 나는 진을 다 뺐다. 하지만 문화부 업무는 잡탕이라, 이 두 건은 하루 평균 70건 안팎으로 송고하는 문화부 기사 중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는 거지 뭐 어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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