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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로마열전] (3) 전기차도 경운기로 만드는 삼피에트리니Sampietrini, 로마의 보도블럭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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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구르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어떤 전기차도 경운기를 만드는 신이한 도로가 이 친구다. 

이태리어로는 삼피에트리노 sampietrino 혹은 산피에트리노 sanpietrino 라고도 하며, 영어로는 sampietrini 혹은 sanpietrini 라고도 하는 이 로마 특유한 보도블럭은

그 양태 하나하나를 보면 흔히 묘사하기를 피라미드 모양이라고 하나, 내 보기엔 옥수수 씨 모양으로 짤라낸 돌 하나하나를 촘촘피 박아 쌓은 보도블럭인데 

로마 곳곳에 포진한다 하지만, 이번에 나폴리는 갔을 때도 보니 나폴리 곳곳에도 이 보도블럭이 남았다. 

사진은 로마 중심부 피아자 델라 레푸블리카 Piazza della Repubblica, Rome 라는 데라,

가운데 저 분수대도 꽤 이름 있다 하지만 베르니니 작품 아니면 나는 눈길조차 주지 않아 미안하기는 하다만 

아무튼 저 삼페에트리노는 역사도시 로마를 증언하는 한 풍물이라 해서 요란스레 선전하지만, 저 친구 요새 어찌해야 하는지를 두고 로마 당국에서도 고민이 많은 모양이라,

아스팔트로 교체해 나간다 어쩐다 하는 소식이 가끔 전해지기는 하더라만, 곳곳이 저 바닥이라 
 

 
저게 차량한테도 좋지 않고, 사람한테도 뭐 걷기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좀 묘해서 딱 꼬라지 보면 여성들 하이힐에는 쥐약이라, 전반으로 보아 이젠 시대의 풍물로 물러나야 하는 유습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첨에 걸을 때는 그런 대로 음 좀 색다른 느낌이네 하지만, 익숙해지고서 이상해지는 이상한 보도블럭이라, 발목에 좋을 리가 없다. 

저 위를 차가 지나가면 드러럭드러럭 하는 소리가 요란한데, 이태리에서 차량 부품 중에 타이어 장사가 제일로 잘 될 것임을 암시하거니와,

저런 요란한 경운기 굉음 내고 지나는 타이어가 그렇지 아니한 아스팔트 도로를 다니는 타이어보다 마모가 훨씬 빠를 것임은 불문해도 가지하다. 
 

 
그리고 이 친구 오래가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다. 수시로 교체해줘야 하니, 저걸 수시로 수리하는 장면을 만나기가 비교적 쉬워서 뭐 틈만 나면 땜질이라 

그 땜질하는 양상을 보면 저걸 어찌 설치하는지가 엿보이는데, 공정은 생각보다 간단해서 한국고고학 표현을 빌리면 일단 땅을 편평하게 정지整地한 다음, 모래를 일정 두께로 깔고 그냥 망치로 그냥 톡톡 쌔려 박으면 그걸로 끝이다. 

물론 아귀를 맞춰야 하니, 저게 무슨 큰 기술이 필요하겠는가? 한국고고학도들한테는 저런 축조기술이 중요하겠지만, 뭐가 중요해? 하나도 안 중요하다.

거창한 무엇 없다. 그냥 동남아 사람들 불러다가 대가리 톡톡 때리고 있다. 
 

 
앞 사진은 레푸블리카 광장에서 테르미니역으로 이어지는 구간을 공사하는 장면인데, 그냥 걷어내고 아스팔트 깔고 말지 뭘 또 번거롭게 이리 하는지 모르겠지만, 양태 보면 새로 저 보도블럭을 깔려는 장면인 듯한 느낌을 받았다. 

보다시피 하나하나 생긴 꼴을 저런 사각 입체형이라, 생각보다 뿌리가 깊지는 않다. 

고고학 측면에서 왜 저걸 봐두어야 하는가 하면, 저 친구가 로마에 등장한 시점이 16세기를 거슬러 올라가지 않는 까닭이다.

다시 말해 저것이 깔린 데를 보면 무조건 16세기 이후, 대부분은 18세기 이후 건축물이거나, 혹은 그 이후에 대대적으로 수리한 흔적으로 보아야 한다. 

그 이전에는 저 딴 거 없었다. 

저 친구를 sampietrino 혹은 sanpietrino 라 부르는 내력에 바로 그 역사가 숨었으니, 이 말 내가 이태리어 몰라도 잉? 영어 saint에 해당하는 sam 혹은 san 에다가 pietrino 를 붙여 만든 말임을 직감하거니와, 이 피에트리노가 바로 바티칸 베드로 대성전 그것을 지칭한다.  

저 친구가 베트로성당 앞 이른바 베드로광장을 장식하기 시작한 때가 교황 식스투스 5세 Sixtus V (재위 1585-1590) 시절이라,

저때 등장한 저 친구가 도입한 저 양태가 괜찮게 보였음인지, 18세기 초반 교황 클레멘스 12세 Clemens PP. XII 시대(재위 1730~1740) 로마를 대대적으로 개비하면서 로마 곳곳을 잠식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삼피에트리노는 다른 데를 들어가는 관문으로 이런저런 데서 흔해 빠진 소개기는 하지만 새삼 정리해 봤다.  

로마유적은 저 친구들이 다 깔아뭉개고 들어섰기 때문이다. 

https://www.sampietrino.it/selci/storia/

Storia - Sampietrino

Il sampietrino, detto anche “selcio”, è il piccolo blocco di selce estratto dalle cave poste ai piedi dei Colli Albani (ma anche dalle zone vulcaniche del viterbese). Per estensione si usa la stessa definizione anche per blocchetti simili di altro mat

www.sampietrino.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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