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강행한 무진장 장수답사는 요새 계속 그렇듯이 컨디션 난조인 상태서 진행한 까닭에 답사 내내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그런 가운데 젤로 인상에 남은 장면이 술빵과 찐빵이었다.
술빵에서 관건은 그에다가 알알이 박은 콩 숫자요
찐빵은 그 절대 존재기반인 팥을 얼만치 넣느냐에 갈라진다.
푸석푸석함이 주특기인 술빵이라는 말은 그것을 만드는 재료 관건이 술이라는 데서 유래하거니와 막걸리를 넣어 우째우째 부풀려 굽는다.
이 술빵 역시 완두콩 밑에다 잔뜩 꼬나박고는 막걸리로 만들었단다.
같은 가게서 산 이 찐빵을 우리는 어느 가야고분에 가서 비닐봉다리를 뜯고는 시식했는데 이는 동행한 이영덕 직무정지 호남문화재연구원장 생각이었으니
그에 의하면 이런 빵은 뫼등에 올라 먹어야 제맛이란다. 그 말 듣고는 저러니 직무정지 먹지 했더랬다.
이 술빵찐빵 가게는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우는 상품이 만두였으니 주인장은 만두도 사줬음 했지만 그러다가 아예 점심할 뱃속까지 찰 듯해 참아야 했다.
저 만두가게 들리기전, 남원역에서 접선한 이 원장과 만나 장수 읍내로 이동하던 중 어느 동네 어귀 길가에서 파는 삶은 옥수수를 사서는 두 개씩 씹어돌리고 하나는 곧 접선할 민소리 장군을 위해 남겨두었으니 옥수수 역시 둘 다 아침을 거른 여파도 있겠지만 이구동성으로 별미라 했다.
이 원장이 생강냉이 한 자루를 샀는데 1만8천원이라 좀 비싸다며 만오천원에 하자 옥신각신하는 모습에
자네 직무정진데 내가 계산하마
하니 한사코 가오를 세우더라.
먼길 오는 민군을 위한 작은 배려가 참 좋았다.
무진장의 장수는 강냉이 찐빵 술빵으로 먼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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