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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매형공주妹兄公主와 백제 창왕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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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능산리 사지陵山里寺址 목탑지 출토 이 석조사리감石造舍利龕 전면에는 양쪽 줄에 걸쳐

百濟昌王十三年季太歲在 / 丁亥妹兄公主供養舍利 ( / 는 줄 바뀜을 의미) 

라는 문구가 확인되거니와, 이는 지금은 이름을 알 수 없는 능산리 백제시대 절이 언제 창건되었는지를 알려주는 결정적인 근거가 된다.

저 문장은 

백제 창왕 13년, 간지로는 정해년에 매형공주가 사리를 공양했다

는 뜻이거니와, 이를 통해 이 절을 창건한 대단월이 매형공주임을 안다.

이 절을 창왕이 직접 창건한 것으로 간주하는 글이 많고, 그에 따라 이를 근거로 하는 논설이 부지기에 이르는데 개소리다.
이 절을 창건한 주체는 분명히 '妹兄公主'다.
 
이 절을 창건한 백제 창왕 13년, 간지로는 정해년은 567년. 
다만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연표를 따를 때는 창왕 14년이다. 
이는 연대를 세는 방식의 문제이므로 예서는 논외로 친다.

문제는 '妹兄公主'가 뭐냐는 것. 
이 중 '兄'으로 판독하는 글자는 '口 밑에 兀'이라, 
이 글자가 兄의 이체자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이 현재는 통용 중이다.

만약 이를 따른다면 妹兄公主는 여러 해독이 있다.
심지어 매형과 공주라고 보기도 한다.

'妹兄公主'를 어케 볼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최근 신설이 등장했다. 
기호철 선생은 이를 '妹'인 '長公主'로 본다. 
이렇게 되면 이 절을 세운 이는 창왕(=위덕왕)의 누이 중 맏이인 공주가 된다.

兄이라는 글자를 長의 이체자로 본 것이다.
다만, 이 글자가 長의 이체자인지는 논란이 적지 않다.

한데 이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기 선생은 설혹 이 글자가 兄이 맞다 해도, '兄公主'는 곧 '長公主'에 다름 아니다고 한다.

그 근거는 무엇인가?

《설문說文》에서 兄을 풀기를 "長也。从儿从口。凡兄之屬皆从兄。"라 했으니, 이를 근거로 내세운다.

나는 실은 이 근거가 무척이나 끌린다.
長公主는 보통 현재 왕의 누이 중 맏이를 지칭한다.
이에 의하면 장공주는 창왕 아버지인 성왕의 딸들 중 맏이를 말한다.

나는 이 설을 따르고 싶다.
이에 의하면 저 창왕명 석조사리감 글자들은

"(창왕)의 맏누이가 사리를 공양해 세웠다"는 뜻이 된다. 

Taeshik Kim

May 29, 2017 at 8:2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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