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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뭇꽃 지고 가는 봄 홀로 붙잡은 작약芍藥

의성 금성산고분군 작약밭



희제계전작약戱題階前芍藥

장난삼아 섬돌 앞 작약을 소재로 짓는다 


[당唐] 유종원柳宗元(773~819) 


다른 꽃 시절과 함께 다 시드는데

고운 꽃 오늘 새벽 곱기만 하네

붉은송이 짙은 이슬에 취해 기울고

아리따움은 남은 봄 붙잡아 두었네

홀로 감상하다 하루가 저무는데

훈훈한 바람에 자주 흔들리네

밤 창가에 부드러운 향기 뱉으니

조용히 누우니 우리 친함을 알겠네

진수유수로 보내 드렸으면 하지만

멀기만 하네 남쪽에 있는 사람이라


凡卉與時謝, 姸華麗茲晨. 欹紅醉濃露, 窈窕留餘春. 孤賞白日暮, 暄風動搖頻. 夜窗藹芳氣, 幽臥知相親. 願致溱洧贈, 悠悠南國人.



의성 금성산고분군 작약밭



《유종원집柳宗元集》 권 제43 고금시古今詩에 저런 제목으로 수록됐다. 


이 풍경은 제목에서 엿본다. 아마도 계단에다가 작약을 심은 모양이라, 시간은 새벽을 시작으로 그날 밤으로 옮겨간다. 하루를 두고 작약이 변화하는 풍경을 따라간 것이다. 구성이 꼭 희곡 같다. 이런 구성에 유종원은 특장이 있다. 


이 시를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는 물론 작약이어니와, 이 작약이 실은 여름의 전령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본다. 


작약이 피는 시기는 모란이 지는 시기와 겹친다. 딱 이때다. 지금 모란이 한창 피기 시작했는데, 대략 열흘 정도 지나면 모란이 축 늘어져 꽃잎을 떨구기 시작하거니와, 그때서야 비로 그 사촌 작약이 화려한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이 작약이 끝나는 시기가 바로 봄의 끝이며, 여름의 시작이다. 이제 작약을 끝으로 봄은 끝이다. 


의성 금성산고분군 작약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