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클라마칸 스텝지구
일전에 소개한 당시선唐詩選으로, 그에서 추린 잠삼岑參의 시 열편가량을 어제 그제 계속 통독하며 음미했다.
고선지·봉상청의 막부에서 세크레테리로 오랫동안 지금의 신장위구르 방면에서 근무한 전력답게 그의 시는 온통 고향 장안을 향한 그리움과 그에 빗댄 황량한 사막이 대비되어 폐부를 찌른다.
그래서 흔히 잠삼을 일러 변새시邊塞詩를 개척한 인물로 평가한다.
한데 지금의 우리는 뱅기로, 버스로 그의 애환을 즐감하니, 이런 세상이 올 줄 잠삼이 꿈이라도 꾸었으리오. 그의 시에는 사막이 모래바람과 추위로 점철하지만 그 반대편에 위치하는 각종 낭만은 일부러 배제해 버렸다.
왜?
그래야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야 고생하는 티가 나기 때문이다.
그의 시를 보면 마치 그쪽 생활이 사막 한가운데서 연중을 보낸 듯하지만. 새빨간 거짓말이다. (May 3, 2014)
타클라마칸 스텝마을
***
잠삼은 사막 혹은 스텝에서 보내는 삶을 일부러 한쪽 면만을 두드러지게 했다. 것도 직살나게 고생하는 측면만 집중 부각함으로써 그에서의 삶이 그것으로만 점철하는 것으로 포장해 버렸다.
객관으로써 보면 이는 왜곡이다.
그의 시를 읽을 적에 이를 배제해 버리면 안 된다.
예컨대 그가 신장위구르에서 맛본 것은 모래바람, 혹은 혹독한 겨울만이 아니다.
타클라마칸 화염산. 이런 덴 사람이 안 살고 못 산다. 잠삼은 이런 데서 생활한 것처럼 사기를 쳤다.
사막? 어떤 군대도, 어떤 사람도 타클라마칸 사막 한가운데 사는 사람이 없으며, 당시 그가 주둔한 군대 역시 마찬가지였다.
모래바람? 모래 바람 맞을 날 별로 없었다.
한겨울? 거긴 여름도 봄도 가을도 있다. 부러 겨울만 이야기했다.
추위에 떨었다고? 그는 언제나 게르 안에서 따뜻한 불 피워놓고 생활했다.
타클라마칸 스텝지구. 이런 데 사람이 산다! 잠삼은 사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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