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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밤에 생각하는 고향

by 한량 taeshik.kim 2018. 9. 28.



한시, 계절의 노래(185)


고요한 밤 고향 생각(靜夜思)


 [唐] 이백 / 김영문 選譯評 


침상 맡에

빛나는 달빛


땅 위에

내린 서리인가


고개 들어

산 위 달 바라보다


고개 숙여

고향을 생각하네


床前明月光, 疑是地上霜. 擧頭望山月, 低頭思故鄕.


군더더기가 없다. 시에서는 같은 단어의 중복을 기피하지만 월(月)과 두(頭)를 중복해서 썼다. 그럼에도 중복해서 쓴 느낌이 없다. 차가운 달빛을 서리에 비김으로써 나그네 독수공방의 냉기와 고독을 뼈저리게 드러냈다. 그러고는 고개 들어 밝은 달을 바라보다 고개 숙여 고향 생각에 젖는다. 객창의 냉기와 고독 밖에는 고향의 온기와 단란함이 존재한다. ‘시어 밖의 의미(言外之旨)’가 깊이 있게 다가온다. 우리는 어릴 때 고향을 떠나 먼 곳으로 가고 싶어 했다. 그러나 먼 곳에 가서는 늘 고향을 그리워하며 망향의 노래를 불렀다. 나이가 들면 고향 생각이 더욱 짙어지지만, 다시 돌아가 본 고향은 이미 어릴 적 고향이 아니다. 정지용도 「고향」에서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라고 읊었다. 우리는 어쩌면 고향에 돌아가서도 고향을 그리워하는지 모른다. 이육사는 “수만호 빛이래야할 내 고향이어만/ 노랑나비도 오잖는 무덤우에 이끼만 푸르러라”라고 탄식했다. 우리에게 고향은 이제 조상의 무덤으로만 존재하는 듯하다. 그런 고향을 떠나 다시 익숙한 타향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아니 고향에서 또 다른 마음속 고향을 그리며 또 다른 방랑길을 떠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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