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꼭 내가 백수인 것이랑 아닌 것이랑 직접 연관은 없다. 다만, 자발백수가 되면서 몇 번 장거리 운전을 해 보면서 눈에 띠게 절감하는 일이 장거리 운전은 더는 할 수 없는 시기가 다가온다는 사실이다.
그때 가서 또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또 내가 그때까지 건강하게 살아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기는 하지마는, 지금 생각으로는 이르면 70, 늦어도 75세에는 자동차 면허증은 반납하려 한다.
컨디션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젠 더는 장거리 운전은 못하겠다. 그리 한 번 다녀오면 몸이 죽어난다. 야간운전이라 해서 특별히 더 힘들다는 생각은 별로 해보지 않았지만, 요새는 야간운전이 힘들어 죽을 지경이다.
그 건강함을 시종 일관 유지하던 손보기 선생이 팔순이 넘어 운전하는 모습을 본 적 있다. 그때 단국대선주선박물관장으로 계실 때가 아닌가 했는데, 이 팔순 노인네가 운전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무리 건강하다 해도 저건 아닌데 하는 생각은 했더랬다.
다들 선생이 백수는 너끈하다 했다. 하지만 뇐네는 밤새 안녕임이 선생이라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그렇게 어제까지만 해도 건강하게 팔팔 뛰던 선생이 어느날 쓰려졌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금새 갔다.
YS도 그랬다. 그렇게 건강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했고, 그래서 그렇게 매일 달리기를 하던 그였지만 세월 앞에 장사는 없다. 그도 그렇게 해서 한번 쓰러지더니 영영 일어나지 못하고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칠십 혹은 일흔다섯이 아니라 해도, 그 전까지 장거리 운행은 자제하려 하며, 한다 해도 한 시간 단위로 룰루랄라 탱자탱자, 휴게소라는 휴게소는 다 쉬어 가며 다니려 한다.
간월암 낙조는 그래도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노라 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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