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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철의 잡동산이雜同散異

번역의 고통, 음악 용어의 경우

by taeshik.kim 2020.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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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을 할 때 누구나 소심해지는 부분이 있는데, 나는 음악에 관한 부분이 나오면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몰라 쩔쩔맨다. 금성옥진(金聲玉振)이라는 상투적인 말도 '쇠북'이라는 게 뭔지 막막하다.

번역을 할 때 내가 이해하지 못하면 독자에게 바른 의미를 전달할 수 없다. 그나마 금성옥진에 대한 설명으로는 비교적 많이 이해한 부분이다.




《주자어류》 권58 〈맹자 8〉에
선생이 우연히 율려에 대해 언급하였다.
주희: 관(管)에는 길고 짧음이 있다면 소리에는 맑고 탁함이 있다. 황종은 가장 길어서 소리가 가장 탁하고, 응종은 가장 짧으니 소리가 가장 맑다.

시거: 황종은 본래 궁음이지만 《주례》에서 천신(天神) 인귀(人鬼) 지시(地示)에게 제사지낼 때는 그 음악을 혹은 황종으로 궁을 삼거나 혹 임종으로 궁을 삼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주희: 이것은 알 수 없다. 옛날 선비들은 상(商)은 죽이는 소리이니 귀신들이 두려워하는 바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고 오직 사성을 번갈아 궁으로 삼았다. 오음이 갖추어지지 않았는데 또 어떻게 음악이 되었는지 알지 못하겠다. 대저 옛날 음악은 담백함이 많으니 십이율 외에 또 황종, 대려, 대주, 협종의 네 가지 청성(淸聲)이 있어서 정성의 사이에 섞었으니 음악이 모두 들을만하였다. 지금은 옛날 음악을 볼 수 없다. 장사의 남악묘(南嶽廟)에서 제사지낼 때마다 항상 음악을 사용하였는데, 그 가락이 매우 좋았으나, 제사지내는 사람이 오랫동안 서서 그 수고로움을 이기지 못하였다. 《도경(圖經)》에 근거하면 이것은 옛 음악이다. 그러나 그 악기가 또한 장고(杖鼓) 같은 종류를 사용하였으니 이와 같다면 또한 옛 음악이 아닐 것이다.




시거: “쇠북을 쳐서 시작하고 옥으로 만든 경쇠로 마무리한다[金聲玉振]”는 것은 음악의 처음과 끝입니다. 다만 처음과 끝에만 사용한다면 중간에도 또한 사용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주희: 음악에는 특종(特鍾)과 특경(特磬)이 있고, 편종(編鐘)과 편경(編磬)이 있다. 편종과 편경은 중간에 가락을 맞추는 것이고 특종과 특경은 처음과 끝에 사용하는 것이다.

시거: 이른바 ‘옥진(玉振)’이란 것은 돌을 사용합니까? 아니면 진짜로 옥을 사용합니까?




주희: 다만 돌일 뿐이다. 다만 대악에는 또한 옥경(玉磬)이 있으니 이른바 천구(天球)라는 것이 이것이다. <반시거>

先生偶言及律呂, 謂: “管有長短, 則聲有淸濁. 黃鍾最長, 則聲最濁; 應鍾最短, 則聲最淸.” 時擧云: “黃鍾本爲宮, 然周禮祭天神人鬼地示之時, 則其樂或以黃鍾爲宮, 或以林鍾爲宮, 未知如何.” 曰: “此不可曉. 先儒謂商是殺聲, 鬼神所畏, 故不用, 而只用四聲迭相爲宮. 未知其五聲不備, 又何以爲樂? 大抵古樂多淡, 十二律之外, 又有黃鍾·大呂·太簇·夾鍾四淸聲, 雜於正聲之間, 樂都可聽. 今古樂不可見矣. 長沙南嶽廟每祭必用樂, 其節奏甚善, 祭者久立不勝其勞. 據圖經云, 是古樂. 然其樂器又亦用杖鼓之類, 如此, 則亦非古矣.” 時擧因云: “‘金聲玉振’是樂之始終. 不知只是首尾用之, 還中間亦用耶?” 曰: “樂有特鍾·特磬, 有編鐘·編磬. 編鐘·編磬是中間奏者, 特鐘·特磬是首尾用者.” 時擧云: “所謂‘玉振’者, 只是石耶? 還眞用玉?” 曰: “只是石耳. 但大樂亦有玉磬, 所謂‘天球’者是也.” 時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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