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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벌거지 천국 잼버리 보며 에프킬라를 상찬하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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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한 난리통에 6호 태풍 카눈 북상 예정은 울고 싶은 맘에 빰을 두들겨맞은 격이라, 이번 대회를 둘러싸고 들려오는 소식들이야 식상할 정도니 내가 그것을 되풀이할 필요는 없겠고 

그럼에도 이참에 성찰할 대목은 적지 아니해서, 개중 하나로 나는 우리가 말하는 자연은 환상에 지나지 아니함을 다시금 일깨운 데 있다고 본다. 

숲이 좋다, 계곡이 좋다, 갯벌이 좋다 하지만, 또 그것이 자연이라는 말과 언제나 합치하지만, 이는 내가 언제나 말하듯이 그렇게 해서 우리가 그리는 자연은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에서나 가능한 일이지, 다시 말해 에어컨 빵빵하고, 히트 빵빵히 돌아가는 서울 어느 아파트 거실에서나 가능한 일에 지나지 않는다. 

듣자니 갯벌을 메운 곳이라 그 반사열에 참가자들 고생이 더 심했다 하는데, 그 열기가 제아무리 뜨겁다한들, 내 어머니 아버지 이 여름날 피 뽑기 하러 나간 나락 논의 그것보다 더 세겠는가? 이 찜통더위에 농약통 지고 들녁에 나간 적 있는가?

물론 그래서 농사일이란 것이 보통 이런 시즌엔 한낮은 피하고 새벽을 택해서 하기도 하니, 그래서 자고로 농부는 새벽잠이 없어야 하거니와, 하지만 그렇게 한가하게 시간 따져 일했다가는 온 밭과 논은 지심 덩어리라 잡풀 차지가 되기 마련이라, 언제나 농약 치고 피를 뽑아야 한 것이다. 

이는 농사를 말함이요, 그것이 토대하는 자연 생활이라는 걸 보면, 파리 모기는 또 얼마나 우글대는지, 것도 훗날 모기장이 좀 들어와 보급되기 시작하고서 어느 정도 그에서 해방하는 길을 열었지만, 땀으로 범벅인 들녁은 우째 알고 달라드는지 모기 파리가 서라운드입체음향을 울리며 몰려든다. 

그래 듣자니 이번 잼보리장에도 벌거지 천국이라 고생이 심했다 하고, 또 그것이 갯벌을 메운 데라는 특성에서 말미암는다는 그럴 듯한 분석이 있지만, 어찌 이렇게 무책임한 보도 일삼을 수 있는가? 갯벌이건 아니건 아파트 벗어난 그 어떤 곳에도 모기는 들끓는 데가 그렇게 상찬해 마지 않는 자연이다. 

간단히 말해 갯벌이라서 벌거지가 많은 것이 아니라 그 어떤 곳에서도 이 들녘 어디에서도 모기는 들끓는 시즌이다. 

그 모기란 것도 풍토가 있어 내가 다녀본 데를 상기하면, 한반도 모기가 개중 가장 순한 편이라, 如컨대 연해주 모기는 진짜 사람을 죽일 것만 같더라. 
 
 


갯벌을 상찬하나, 이 역시 익히 말했듯이 실은 썩은 흙에 지나지 아니해서, 거기에 왜 상대적으로 이런저런 생물이 많이 발견되는가 하면, 맑은 물에는 고기가 살지 않는다는 말을 상기하면 된다. 뭘 따진단 말인가? 썩어 문드러져야 구데기가 모이지 않겠는가? 

자연? 다시 말하지만 그건 오리엔트환상특급이요 은하철도999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게 우리가 오! 자연이여 하면 자연이 봐줄 것만 같은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자연 예찬을 해? 그의 행동은 쇼에 지나지 않아서 실제 그의 글이라는 것들은 아파트에서 써갈긴 것이다. 팝콘 질근질근 씹어가며, 짜장면 배달시켜 놓고 아늑한 방에서 뇌까린 것이 그의 자연예찬론이다. 

저런 자연 저런 농촌이 해방구를 찾은 데가 어딘지 아는가? 에프킬라다! 

이 에프킬라가 발명됨으로써 자연은, 농촌은 비로소 모기로부터의 어느 정도하는 안도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에프킬라와 나선형 연기 피움 모기향 홈매트야말로 나는 주먹도끼 발명을 능가하는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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