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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곧 얘기했지만 나는 한때 영문학도였다. 아니, 정확히는 그러고 싶었다.
그러면서 그런 티를 제법 냈다.
한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 내가 아는 영문학이 없더라.
무얼 읽었냐 봤더니, 세계문학전집에 포함됐거나 학부 4년에 어거지로 읽은 제인 에어, 에마, 워더링 하이츠, 더 그레잇 개츠비, 데이지 밀러, 더 로드 오브 더 플라이즈, 하트 오브 다크니스, 그리고 세익스피어 몇 편과 크리스토퍼 말로 희곡 한두 편.
이것이 전부더라.
베오울프야 어차피 번역본 없으면 읽을 수도 없거니와 그 옛날 탐구당에서 나온 김석산? 교수의 영한 대역본으로 겨우 한번 읽었을 뿐이고
캔터베리 테일즈도 30년 전에 한번 통독했을 뿐이다.
이런 내가 낯부끄러워지고, 그러면서 조금은 비참한 생각도 들더라.
(2014. 8. 7)
***
이런 내가 걸핏하면 Yeats를 들먹이니, 참으로 가소롭다.
누군가가 1년 전 오늘, 나한테 쓴 편지가 도착했다. 거기서 그가 예이츠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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