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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부쩍 친숙해진 폼페이유적, 이번엔 빵공장을 선물했다고

by taeshik.kim 2023.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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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이 전체를 포착한 듯한데, 도면이 없으니 뭐라 설명을 못하겠다.

 
얼마 전 내가 직접 현장을 확인하고 다녀온 이탈리아 폼페이유적에서 빵공장이 발굴된 모양이라, 한데 이번 그것은 조금은 독특한지, 베이커리-프리즌 bakery-prison 혹은 prison bakery 라는 이름을 붙인다.

이름하여 노예화한 사람들과 당나귀들이 갇힌 상태에서 강제 동원되어 밀을 갈고 빻아 빵을 생산하던 데라서 이렇게 이름지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넓은 폼페이유적을 다 뒤졌다고는 하기 힘들겠지만, 꼬박 하루를 투자해 돌면서 확인한 사실은 두 지점에서 현재 발굴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었으니, 아마 개중 하나인 듯한 느낌이 있다. 
 

이게 뭔지도 모르겠다. 이걸 notches라 표현한 그것인가?



이탈리아 문화부가 뿌린 이탈리아어 보도자료가 영문으로 자동번역된 텍스트를 보는 까닭에 아리까리하게 보이는 구석도 없지는 않으나 여타 영어권 언론 관련 보도들을 버무려 보면 다음과 같다. 

이 유적을 발굴 중인 이태리 고고학도들이 2천년 전 노예들이 산 끔찍한 상황을 증언해주는 놀라운 그림을 발견했다는데, 바로 빵집감옥과 노예가 된 사람들이 가난하게 살면서 당나귀 무리와 함께 탈진 상태로 일하던 좁고 건강하지 못한 공간이 드러났다고.

방은 쇠창살로 뚫린 작은 창문들만 있어 빈약한 빛을 들이기는 했지만 바깥으로 열리지는 않았고, 그곳을 통하는 문은 그 집 다른 방을 통해 들어가게끔 설계된 듯하다.

그 안에서는 노예가 된 남녀와 동물들이 같이 살면서 잠을 자고 곡식을 빻아 함께 빵을 만들었다고.

이곳에서 당나귀들은 맷돌을 돌리기 위해 눈을 가리고 몇 시간 동안이나 원을 그리며 걸어야 했고, 노예들은 맷돌을 미는 일 말고도 동물들을 채찍질하고 도정 과정을 관찰하며 곡물을 넣고 때가 되면 밀가루를 꺼내야 했다고.
 

위에서 내려 찍었는데 첫 사진을 공중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포장도로에는 짐승들이 미끄러지지(도망가지?) 않도록 만든 V자형 홈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한다. 이게 무슨 뜻인지 감이 잘 안잡힌다.

폼페이 고고학 공원 고고학도들은 고대 방앗간 노동 조건의 잔혹성이 서기 2세기를 산 작가 아풀레이우스 Apuleius 의 '변신 the Metamorphoses' 이라고도 알려진 작품 '황금 당나귀 the Golden Ass'에 이미 기록돼 있다고 한다.

이 소설에 의하면 당나귀로 변신해 방앗간으로 팔려간 루시우스 Lucius의 모험을 서술하면서, 방앗간 노예들이 산 개탄스러운 조건을 처참하게 상세하게 묘사한다는 것이다. 등장하는 지점은 Metamorphosis IX 11-13라고.

내친 김에 그가 묘사하는 노예들 삶을 보자. 

"그들은 피부가 온통 검은 멍으로 얼룩졌고, 등은 타격으로 멍이 들었으며, 그 위로는 너덜한 누더기가 가리기보다는 그림자를 드리웠다(무슨 뜻?). 어떤 이는 얇은 천 조각만을 은밀한 부분을 둘러샀고 이마는 낙인으로 얼룩졌으며, 머리는 반이 깎였고, 발은 쇠사슬로 묶였으니, 그들은 창백했으며, 눈꺼풀은 그 어둡고 연기 자욱한 환경의 안개 같은 어둠에 흠뻑 젖었으니, 그래서 아주 시력이 좋지 않았다." 

"마치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싸우는 권투선수들처럼 그들은 역겨운 밀가루의 흰 먼지로 덮여 있었다.”  
 

뭔지 아리까리하다.


 
이번에 이런 흔적이 드러난 지점은 폼페이유적을 분류하는 구역 중에서도 IX 구역 10지점에 속한다. 이곳은 아마 기존에 발굴된 지점과 발굴이 이뤄지지 않은 지역 경계선이 위치하는 듯한데, 내가 본 두 지점 중 어딘지 감이 이제야 잡힌다.

이번에 발굴한 구역은 흔히 그렇듯이 두 개 구역으로 나뉜다.

하나는 거주 공간이라 이곳은 프레스코화로 장식했고, 반면 생산 구역에서는 빵을 구웠다.

이 지점에선 이미 희생자 세 명이 발견됐다.

생산구역에서 놀라운 점은 외부 세계와 통하는 문이 없다는 사실이다. 유일한 통로는 로비를 통해서다.
중앙 지점 남쪽 부분에 위치한 기계(멧돌?) 구역에서는 긴 급식기가 있는 점이 특징인 마구간에 인접해 있다.
 

이걸로 돌려서 밀을 빻았다는 뜻인가?



기타 분석할 대목이 많으나 무엇보다 지쳐서 일단 끊는다. 
 
동영상 홍보물이 있으니 이걸 보면 의문이 좀 풀리려나? 
 
https://youtu.be/5goOLSE8PjA?si=Cm94UHvSKorHBnP6

 

이번 발굴성과는 아래 내 전직 공장 보도에서 다뤄졌으나 소략한 편이다.

 
감금노예가 빻은 밀로 빵 구워…폼페이 유적지서 '빵 감옥' 발굴
송고시간 2023-12-09 13:02  
노예·당나귀 바깥 못 보는 좁은 방에서 노역 …"노예제의 충격적 단면"

https://www.yna.co.kr/view/AKR20231209026600009?section=culture/scholarship

 

감금노예가 빻은 밀로 빵 구워…폼페이 유적지서 '빵 감옥' 발굴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이탈리아 고대 도시 폼페이에는 노예와 당나귀를 가둬놓고 빵 재료인 밀을 갈게 한 '빵 감옥'이 있었던 것으로 ...

www.yna.co.kr

 
#폼페이유적 #폼페이빵공장 #로마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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