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기준으로 좀체 영하로 내려가는 일이 없는 까닭에 인구 천만 대도회이자 영국 수도인 런던에 대해 우리가 곧잘 잊어먹는 사실이 그 위도라
런던 위도가 얼마나 되냐 하면 북위 51도나 된다.
이 정도면 오로라만 없을뿐 실상 북극이다.
이 위도가 쉽사리 실감이 안 될 텐데, 서울 북쪽으로 지나는 옛 남북한 분단선 38선이 북위 38도 지점을 따라 선을 그어 그런 이름을 얻었다는 사실에서 서울은 그 밑이니 38도가 되지 않는다.
서울이 유럽 주요 도시 중에서는 그리스 수도 아테네랑 위도가 거의 같다.
한국에서 가장 춥다는 중강진은 매양 이야기하지만 로마랑 위도가 같은 41도 지점이다.
파리는 북위 48도라 서울보다도 훨씬 더 북쪽이다.
런던 북위 51도는 한반도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하는 함경북도 온성군이 북위 43도밖에 되지 않으며,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 탕탕탕 보내 버린 하얼빈도 북위 45° 45′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과 견주어야 한다.
러시아 하바로스스크? 상당히 북쪽인데 위도는 북위 48.3도다.
하얼빈 추위는 내가 직접 경험한 적도 있으니, 강추위에는 영하 20도는 기본이요, 영하 27도를 내가 직접 겪어봤다.
것도 빙등축제 한마당에 가서 말이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왜 갔는지, 머리 터지지 않은 게 다행이다.
내가 알기로 저들보다 훨씬 북쪽에 위치하는 런던이 영하로 떨어지는 일이 드물다고 알며, 눈? 여긴 눈 오는 소식이 대서특필될 정도로 이상기온 현상이다.
다만 몇년 전이던가? 폭설로 epl 경기가 연기되는 장면을 보고서는 웬일이가 했더랬다.
이것도 아마 계절별로 다르기는 할 텐데, 지금 시즌 툭하면 비라, 이틀 머문 내내 하루 종일은 아니었으나 우중충한 날에 계속 비다.
그렇다고 강수량이 많은가 하면?
심심해서 찾아보니 연간 강우량이 약 690mm에 지나지 않는단다.
거의 고양이 오줌 수준으로 질질 까는 수준이다.
가랑비 수준이라 할 만하니, 아마 이에서 바바리[발발이가 아니다]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나 상상해 본다.
내가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이 아닌데, 암튼 북위 51도는 그냥 북극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오로라만 없다 뿐이지, 런던은 실상 북극이다.
가뜩이나 우중충한 날씨에 위도는 높고 하니, 이곳은 오후 2시가 넘어서면 초저녁으로 들어가는 게 아닌가 한다.
지금 시간 네시반밖에 안 됐는데 이미 이곳은 밤이다.
북극은 본래 그렇다.
그러니 이런 데서 해가 지면 뭘 하겠는가?
숙소에 쳐박혀 이런저런 궁상을 떨 뿐이다.
지금은 고국에서 떠나 이곳에 머물면서 유일하게 의뢰받은 간단한 원고 하나 쓴다고 노닥노닥대는 중에 엉뚱 짓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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