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법무장관 임명 즈음인가 아닌가로 기억하며, 정확한 멘트 또한 기억에 없지만,
한동훈을 두고 윤통과 너무 가깝다는 이유로 여러 우려가 나오자 난 그의 꼬붕 똑두각시가 아니다는 말로 대답했다 기억한다.
물론 그가 기자나 다른 정치인을 만나 꼬붕 같은 표현을 썼겠느냐마는 요지는 그랬다고 기억한다.
사람 관계 급변 특히 급랭을 이야기할 때 흔히 정치의 비정함을 많이 논하지만,
어제까지만 혈맹이라도 불러도 좋을 만한 관계가 하루 아침에 원수, 아니 원수보다 더 못한 관계로 급변하는 일이 꼭 정치여서겠는가?
우리네 일상에서도 너무 흔한 일이며, 그것을 꼭 정치랑 연동할 수는 없다.
내가 항용 하던 말 중 하나가 배신은 측근의 특권이라 말이었으니, 측근이어야 배신을 하지 측근도 아닌데 무슨 배신할 거리가 있겠는가?
그래서 그런 급랭은 당사자들한테는 더 참을 수 없는 분노로 발전하곤 한다.
관계란 참말로 비정해서 어젯밤까지도 살을 맛댄 부부도 다음날 아침에 갈라서고, 그것도 모자라 서로를 향한 총질을 해대는 일이 어디 하나둘인가?
차라리 원수로 돌변하면 멀리서나마 서로한테 총질이라도 하지, 가장 비참한 돌변이 원수보다 못한 관계다.
이 원수보다 못한 관계가 소 닭 쳐다보는 관계다.
이는 내가 볼 때 무관심과는 달라서 무시 혹은 외면이다. 보아도 안 본 척, 보여도 안 보는 척해야 하는 관계다.
살아보니 그리 된 책임을 논한다는 것도 다 부질없는 짓이다.
누가 무슨 책임을 어느 정도 질 것이며, 그런 책임이 설사 지워진다한들 이미 쫑난 관계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그렇게 잊힐 뿐이다.
기왕 정치 얘기 나온 김에 훗날 안 좋은 방식으로 이 세상과 이별한 정두언이던가?
이 양반 MB 측근 중 측근이었다가 훗날 MB가 집권하면서 이런저런 충돌을 일으키더니 결국은 원수보다 못한 관계로 갈라서게 되는데,
바깥에서 자신을 하도 공격하는 그를 부른 자리에서 MB가 그랬다는 보도가 기억난다.
"다른 사람도 아닌 너가 어찌 나한테 이럴 수가 있노"
남 이야기라 할 필요도 없다.
돌이켜 보면 다 이것이 내 이야기지 않겠는가?
채드윅 공항 인근 호텔 밤을 뒤척이다 일어난 새벽,
이곳 기준 밤새 전개되는 긴박한 고국 정치권 움직임에 또 어안이 벙벙해져서 이런저런 잡념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결국 저리 파탄난 관계, 원수로 돌변한 관계, 아니 원수보다 못하게 돌변한 관계 딴 게 없다고 본다.
제때에 해야 하고, 아주 자주 해야 하는
"고맙다, 미안하다"
이 두 말을 하지 않거나 해도 건성으로 한 데서 빚어졌을 뿐이다.
그걸 어느 정도 절감했을 때는 기차는 떠났더라.
미안하단 말, 고맙다는 말 물리도록 해야 하며
그러다 보면 설혹 그게 진심이 아니었다 해도 나중엔 진짜로 미안하고 고맙더라.
이건 다른 누구도 아닌 나한테 자주 세뇌하는 말인데 생각보단 쉽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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