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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비대한 국가의 권능과 제왕적 대통령제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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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정서인지 몰라도 우리는 모든 궁극의 책임을 국가에 지운다. 하다 못해 내가 애인한테 채인 일도 국가 탓, 대통령 탓이라 한다. 

그런 까닭인지 내가 몸담은 언론에서 매양 항용 하는 말이 국가가 나서야 한다거나 세금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한다.

국가가 궁극하는 책임, 그럴 듯하다. 하지만 이 문제는 그것이 진짜로 국가 책임인가 아닌가 하는 근원하는 의문을 불가지不可知로 돌려세운다. 

나아가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으나 그 권능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한정된 재원을 어찌한다는 말인가?

서구 여러 나라와 비교할 때 우리한테 두드러진 점은 국가의 권능이 지나치게 비대하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줄곧 지적하듯이 이는 국민 스스로 국가를 이리 만든다.

일만 터지면 대통령 혹은 정부 책임이라는 말..이처럼 웃긴 발상도 없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만드는 말이 바로 이것이다. 

우리와 비교할 때 서구 사회 특징 중 하나가 이런 국가의 권능 혹은 역할 상당 부문을 민간이 떠맡는다는 점이다.

예컨대 영국 문화유산 정책을 보면 우리 같은면 문화재청 혹은 지자체가 하는 일 상당 부문을 그 자체로는 민간인 잉글리시 헤러티지(이름을 바꾼 듯한데 언뜻 생각나지 않는다.)라든가 무슨 무슨 트러스트, 혹은 심지어 왕가의 일원들인 개인이 담당한다.

비단 이뿐이랴..다른 부문은 말할 나위가 없다.

기여입학제, 이거 논란 많으나, 국가가 지는 역할 상당 부문은 민간의 자발적 참여로 전환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국가의 권능을 약화하고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줄이는 길이기도 하다.

단언컨대 우리는 국가가 권능이 너무 비대하다.

언제까지 우리네 전통은 구미와는 다른 특수성이 있다는 말로 피해갈 수는 없다.

그런 특수성이 있다면 그 특수성은 뭉개버려야 한다.

전통이 따로 있는가? 부수고 새로 만들면 그게 전통이다.

(10년 전 오늘 글을 손질해 지금 생각에 맞추어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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