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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와 함께한 나날들

빈에서 만난 반기문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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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반기문을 기억할 인연이 있겠는가? 

이 포스팅은 한창 반기문이 대선 후보자로 뜰 때 얘기할까도 고민했었지만, 그것이 쉽사리 내가 반기문을 지지한다는 뜻으로 비칠까바 하지 않았다는 점을 우선 말해두고자 한다. 

나는 반기문을 딱 한 번 봤다. 그것도 1999년 오스트리아 빈에서다. 

내가 빈을 왜 갔는가? 당시 한국 국보전이 유럽을 순회한 일이 있다. 독일 에센을 시작으로 스위스 등지의 3개국을 돌았다고 기억한다. 
 

2000년 외통부 차관 시절 반기문. 1999년 유럽 출장 당시 사진이 나는 없다.

 
에센 전시가 그 서막이었으니, 그 개막식에는 전현직 독일 대통령 3명이 동시에 참석하는 기현상을 연출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보급 유물이 대량으로 송출된 이 전시는 국가 혹은 공공기관 주최가 아니었고 어느 기업 재단이 기획한 자리였다. 

당시 현장 담당 학예연구관은 국립광주박물관장을 끝으로 은퇴한 조현종이었고, 한국에서 기자단을 인솔해간 이는 문화체육관광부 담당 사무관 이유범이었으니, 이유범은 얼마전 문화재청을 퇴직하고 지금은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문화연수원장으로 옮겼다. 

이를 취재하기 위한 대규모 한국기자단이 동원되었으니, 그 경비는 문체부에서는 마련하지 못하고 언론재단에다 얘기해서 이곳에서 댔다. 

당시 출장에 동행한 기자로 생각나는 이는 조선일보 김태익, 국민일보 손수호, 중앙일보 김국진, 그리고 한경 김양하가 있을 것이다. 일부 명단에 내가 기억 착오가 날 수도 있다는 점을 말해둔다. 

이때 출장은 11박12일이 아니었나 하는데, 에센 전시를 취재하고 내친 김에 유럽 문화탐방을 곁들였으니, 호시절이었다.

당시 쾰른대성당을 비롯한 여러 곳을 돌았고,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그리고 체코 프라하까지 버스로 이동을 하며 탱자탱자 즐기곤 했다.
당시 반기문은 오스트리아 대사로 있었다.

문체부에서는 빈에 간 김에 반 대사와의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으니, 대사관저에서 그에게서 거나한 대접을 받았다고 기억한다.

편하게 밥 먹자 갔는데, 이 자리에서 반 대사가 아래 첨부하는 기사에서 다룬 저 안건을 이야기했다.

기자단에서 논의 끝에 그럼 기사를 쓰자 해서 당연 빠따로 기자단 제일 막내이면서, 통신사 기자의 숙명을 안은 내가 대표집필해서 풀한 기사가 첨부물이다. 

근자 어떤 이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 친구가 99년 당시에 비엔나에 살고 있었다고 하기에, 추적 결과 그 아버님이 대사관 직원이셨다. 나는 하도 포스 작렬하는 분이었기에 이 분을 기억한다.

여러 모로 이때 생각이 났기에 적어둔다.  

반기문은 지나간 기차이므로.

그러고 보니 그때 본 반기문을 얘기 안했구나. 팔이 아파서 그만.

(2017. 6. 17. 21:55) 
 
***
 
이 무렵 반기문은 실상 외교통상부 차관으로 내정 상태였다. 대사관 동석자들이 그런 말을 전해주었다. 실제 얼마 뒤 그는 그리 발탁되었다고 기억한다. 

반기문 이후 행보는 잘 아는 대로다. 승승장구해서 유엔 사무총장을 역임하고는 한때 대권까지 꿈꾸며 그 행보를 노골화하다가 낙마하고 말았다. 

이런 행보는 여러 모로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을 겪은 고건의 그것과 오버랩한다.  

아, 이젠 이 얘기도 밝혀야겠다.

당시 주오스트리아 한국대사관에는 당연히 안기부 쪽 파견자가 있었으니, 그 분이 지금은 이크롬 로마본사에서 근무하는 조유진 씨 아버님이셨다.

당시 조 군은 그곳 고교에 재학 중이었던 것으로 들은 듯 한데 훗날 이야기하다 그때 그랬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새삼 놀란 기억이 있다.

당시 기자단에서는 간담회에도 동석한 그 분을 지칭해 안기부 냄새 풀풀 난다며 뒷담화한 기억이 뚜렷하다. 하도 인상이 강렬했던 까닭이다.

 
빈에 한국 음악유학생 오케스트라 창단
입력 1999. 6. 10. 18:31수정 1999. 6. 10. 18:31

(빈=연합뉴스) 김태식기자 = 서양 고전음악의 본고장인 오스트리아에 한국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오케스트라단이 만들어진다. 

반기문 주오스트리아 한국대사는 11일 빈을 방문한 한국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이곳에서 음악을 배우고 있는 한국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단원을 뽑아 35∼40명 규모의 한인 오케스트라단을 오는 11월 30일 창단한다고 말했다. 

현지 한국 유학생을 주축으로한 오케스트라단은 전례가 없는 것으로 이곳 교민사회의 통합이나 교류, 나아가 국가 이미지 제고 등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 대사는 이 오케스트라단 이름은 `한국청년오케스트라'로 했으며 단장은 오스트리아 제2도시 잘츠부르크의 체임버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이며 빈필 객원지휘자이기도 한 이윤국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음악원 교수가 맡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케스트라단 창단을 위해 이미 지난달 이곳에서는 한인회를 중심으로 후원회가 조직돼 얼마간의 돈도 모금됐으며 현재 단원 선발을 위한 지원신청서를 받고 있다. 오케스트라 단원은 이곳에 유학중인 700∼800명가량 되는 한국 학생들을 중심으로 선발하지만 이윤국 단장의 생각에 따라 오스트리아인도 일부 참가시키는 방법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반 대사는 덧붙였다. 

문민정부 말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내고 지난해 5월 이곳에 부임한 반 대사는 이런 계획을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해외공관장회의에서 홍순영 외무부장관에게 보고했으며 홍장관은 정부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는 모차르트와 베토벤,슈베르트를 비롯한 서양음악의 거장들이 태어나거나 활동했던 클래식의 본고장으로 이곳에서 서양음악을 배우고 있는 한국 유학생도 세계 어느 곳 보다 많아 뛰어난 재능을 갖춘 단원 충원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곳 한국대사관은 반대사 취임 이후 주말에는 대사관 공관을 한국 유학생들에게 개방, 각종 음악회를 열도록 함으로써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taeshik@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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