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유교문화에서 보자면
양반은 원래 씨가 없다.
왕후장상도 씨가 없는데 양반이 뭐라고 대대손손 이어지는 씨가 있겠는가
이중환의 택리지에는 사대부가 생긴 이유를 적어놓았는데
그의 상상에서 비롯된 기술이지만
정통유교에서 보는 사대부관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에 의하면,
옛날에는 사대부가 따로 없고 모두 민(民)이었는데
민은 다시 사(士)를 비롯하여 농(農)·공(工)·상(商)으로 분류되었다고 하였다.
이때 사(士)인 사람이 어질고 덕(德)이 있으면 왕께서 벼슬을 주었고,
벼슬을 받지 못한 자는 농·공·상이 되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사대부라는 이름이 생겼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사대부란 어질고 덕이 있는 이에게 부여되는 후천적 직역이지
대대손손 물리는 귀족과 같은 것이 아니라는 뜻이 되겠다.
다시 19세기 양반 모록자의 이야기로 돌아가면,
이들이 유림에서 허여하는 양반이냐, 유학이냐 이런 이야기는 본질에서 벗어난 이야기다.
애초에 사대부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권리는 유림에게 없기 때문이다.
청금록靑衿錄이라는 것도 자기들끼리 유림과 사대부의 종을 가려 따로이 기록을 남겨 관리한다는 것인데
사대부의 씨를 가려 종자를 추려 관리하는 것은
성리학 출현 이전 육조시대의 귀족들이나 하는 짓이지
북송의 범중엄이 이야기했듯이
先天下之憂而憂
後天下之樂而樂 하는 천하의 중책을 자임한 사대부들이 할 짓이 아니라는 뜻이다.
거듭 이야기 하지만, 19세기의 양반을 볼 때는,
호적에 유학이라 기록되었는가만 보면 된다.
유림이 인정했냐 아니냐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그 다음에 봐야 하는 건 이들이 유학이라 기록된 다음
양반으로서의 권리와 책임을 누렸는가 하는 부분만 확인하면 된다는 말이다.
이들이 유학이 된 후 불법이라 탄핵이나 추쇄당하지 않고,
과거시험까지 보고 정식으로, 합법적으로 급제하여 출신자가 되었다면
이들은 사대부인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유가의 사대부에는 씨가 없다.
씨가 있다고 하는 놈들은 유가도 아니고, 사대부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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