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사정이 그런지 모르겠다. 교보문고를 기준으로 얘기하겠다.
정사 삼국지 완역판을 표방한 출판물이 내 기억으로는 김원중씨가 옮긴 전7권짜리가 몇년전까지 유일했다. 지금은 사정이 일변해서 그 개정판도 나오고 다른 사람 완역본도 있으며 그에 더해 그 방대한 자치통감 중에서도 삼국시대 부분만 번역한 것이 한두종 있다.
근자에는 그런 중국 정사 완역 바람이 사기로 몰아쳐 너도나도 정사 완역, 제대로된 번역을 표방한 것이 서너종 쏟아져나왔다.
근자엔 한서도 완역본을 준비 중인 곳이 있는 줄로 안다.
각설하고 정사 삼국지 번역본은 중국역사코너가 아니라 소설 코너에 진열했다.
이걸 보고 어떤 역사연구가연 하는 사람이 이르기를..서점 직원들이 무식해서 말이야. 정사 삼국지하고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연의도 구분못해서 말이야..라고 으스대곤 했다.
과연 서점 직원이 무식해서 정사 삼국지를 소설 코너에 꽂았던가?
오늘날 한국사회에 부는 삼국지 현상의 희한한 보기일지니.
내가 아주 오래전에 지적했듯이 삼국지연의가 촉발한 정사에의 궁구의 욕망이 정사까지 소설코너로 밀어낸 것이다.
삼국지연의에 매혹된 사람들은 그것으로 만족지 아니하고 정사로 치고들어가 그것을 분석하고 대비표를 만들곤 한 것이다.
혹여 삼국지 관련 사이트 검색한 적이 있는가?
이들에겐 배송지주라는 또 다른 삼국지 정사판도 결코 생소하지 아니하다.
그리하여 이들은 거꾸로 기존 번역본에 대해서도 칼질을 서슴지 아니하니, 이들의 칼날에 오역이 난도질 당한다.
내 바람은 삼국지는 정사 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많은지라, 그런 바람이 후한서를 향해 들이쳤으면 한다. 내 보기엔 후한서가 무지 에렵다.
반고의 전한서를 거꾸러뜨리겠다는 범엽의 염원의 산물, 하지만 그 역시 비분강개하면 옥사했을지니 내 오늘 아침 죽어가는 그의 울분을 다시금 떠올려 보노라.
(2013.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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