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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의 하나는
내가 보고 인식한 내용이 정말 맞는가, 라는 것이다.
내가 보고 인식한 내용이 맞다고 확신하고
내가 이야기하는 것을 잘 공부하면 나처럼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바로 "알면 보인다"라는 이야기다.
여기서 "알면"이라는 것은 내가 하는 이야기를 알면, 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자연과학에서 논문을 쓰면
이게 안 된다.
내가 생각하고 아는 내용이 왜 맞는지를 증명하는 작업이 줄기차게 요구된다.
알면 보인다? 그런 내용으로는 심사자의 칼날을 피해갈 수도, 인정받을 수도 없다.
이건 인문학이나 예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보는데,
물론 자연과학이나 의학처럼 자신의 주장을 객관적 데이터로 맞다는 것을 악착 같이 보일 필요는 없겠지만,
내가 하는 이야기가 정말 맞는 이야기인가를,
스스로 끊임없이 의심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데카르트가 괜히 난로가에 앉아 세상 만사를 모두 의심해 본 것이 아니다.
의심이 없는 곳에는 진리도 없고, 학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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