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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상징조작, 이른바 달항아리의 경우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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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壺는 짐작하다시피 호롱박 모양 기물을 본뜬 글자다.

이런 호 종류로 조선후기에 등장하는 대표 백자 기종으로 대호大壺라 이름하는 것이 있으니 이는 글자 그대로 항아리형 중에서도 대따시 큰 것을 지칭한다.

하지만 얼마나 큰것을 대호라 할 것인지는 미술사가들이 멋대로 정해서 높이 사십센티 이상이라는 준거가 대체로 통용하는 실정이다.
 

 

대호라 하지만 조선 당시에도 이렇게 불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더구나 기능 또한 오리무중이라 나같으면 요강으로 쓰겠더라.

한데 그 명칭과 기능이 무엇이건 이 대호가 이십세기 들어와 느닷없이 조선미의 상징 중 하나로 등극했으니 이를 어느 시점인가 달항아리로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달, 개중에서도 보름달과 연동하기 시작한 이는 국립박물관장을 역임한 최순우라 알려졌거니와,

그가 누구건 일단 이것이 달과 연동되기 시작하면서 이후 지금까지도 대호라고 하면 보름달을 연상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것이 달인가?

아무도 모른다.

최순우 눈에 그리 보였을 뿐이다.

그럼에도 대호가 달과 연동하니 이를 전시하는 박물관 미술관 전시기법도 마치 공중 부양한 보름달인양 치장하기에 이르고 말았다.

김환기던가?
 

 

이 양반이 대표적으로 달이란 환상에 사로잡힌 화가다.

일단 조작한 상징은 이토록 무서운 것이며

그래서 지금의 우리는 저것을 미지로 돌릴 의무가 있는 것이다.

名이 實을 벗어나면 오리엔트 환상특급으로 둔갑한다.

최순우의 시각은 착시로 교정해야 한다. (2015. 1. 4)


***

저리 생겨 먹은 달은 내가 본 적이 없다.

무슨 달이란 말인가?

넙떼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차라리 토성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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