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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서법書法은 스승이 없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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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고 들은 바 짧아서인지 모르나 중국에도, 한국에도 전근대에 스승 모시고, 학원 다니며 서예 배운 사람 있다는 말을 들은 적도, 본 적도 없다.

왕희지王羲之(303~361) 아들 왕휘지王徽之(?∼387)가 아버지한테 글자 배운 줄 아는가? 이 아들은 항상 아버지랑 비교되는 게 싫어서 "나캉 아부지는 다르다"고 공개선언하기도 한다.

 

 



미친 날림글씨 광초狂草로 유명한 양사언楊士彦(1517~1584)한테 서법書法 스승이 있다는 말 들은 적 없다.

우세남虞世南(558~638)이, 조맹부趙孟頫(1254~1322)가 서법 학원 다녔다는 말 들은 적 없다.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1786~1856)가 누구한테 글씨를 배워?

전부 자가 체득이다. 물론 그 과정은 있어 대개 임서臨書라 해서 서법책 갖다 놓고 첨에는 그 글씨 따라 연습하기는 한다. 이를 스승 혹은 학원이라 할지 모르나, 누구 스승 따라, 학원 다니며 배우는 일이 쪽팔리다 생각했다.

 

 

 



한데 작금 대한민국에서는 서법만 한다면 선생이요, 학원이다.

(2018. 12. 26)

***

석봉 한호는 떡 써는 엄마한테 얻어맞아 가며 배웠지만, 엄마가 글을 알았겠는가? 부지깽이 들고 공부하라 닥달하는 이 시대 극성학부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여차하면 식칼 휘둘렀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그에 따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일 수도 있다. 꼭 학원이 나쁘기만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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