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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꼴 못 보고 먼저 가신 선배님들은 꿈인가 생신가 했으리라.
김천에 이런 고층 마천루라니?
중2 때 나는 첨으로 서울 구경을 했다. 그때 시내버스란 걸 타고는 광화문을 돌았는데 열라리 높은 빌딩들이 신기했다.
그때 김천에 높은 건물이래 봐야 지금은 외곽으로 옮긴 부곡동 감옥소 담장 뿐이었다.
그런 김천에 이젠 제법 그럴싸한 고층 빌딩이 것도 무리 군집을 이루어 떼로 들어섰다.
김천구미역 역전이다. 혁신도시라는 이름의 신시가지.
그런 까닭에 구심과는 분리한 삶을 사는 외지인 마을이다.
허허벌판이었다. 과수원이었고 논밭이었다.
그런 땅이 상전이 벽해했다.
뭐 글타고 이쪽을 기반으로 삼는 사람들이 나 김천 사람이오 하겠는가?
반백 인생 중 대략 35년을 터잡은 서울이지만 나는 한 번도 나가 서울 사람이라 생각해본 적 없다.
남들도 나를 김천 사람이라 하고 나도 나를 김천 사람이라 여긴다.
내가 서울 사람임을 내세우는 경우는 오직 하난데 외국인을 만났을 때뿐이다.
것도 내가 서울사람이라서가 아니라 그네들이 한국이라면 오직 서울과 평얭 두 곳만 아는 까닭에 편의상 하는 말일 뿐이다.
나는 김천 사람이다.
급한 전갈에 김천 땅을 다시 밟는다.
집은 들리지도 못하고 다시 상경한다.
내 집엔 우물이 없다.
그런 까닭에 물맛이 그대로인지는 확인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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