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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2) 베르사유에 녹초가 된 하루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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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서 숨통이 멎었다가 비로소 살아난 베르사유 정원. 이거 만든다고 토지수용 꽤나 했을 텐데 재정이 버텨내겠는가? 이러니 왕정이 망하지 않고 버티겠는가? 이런 국가시스템에서는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나아가 자유민주주의가 배태할 수밖에 없다.



베르사유궁전은 이전 파리 방문에서 들릴까말까 하다 미룬 곳이라 이번에도 미룰 수는 없어 오늘 작정하고 갔다.

나로선 처음이기에 그리고 관광비수기라 해도 그래도 베르사유기에 서둘렀으니 개장 시간에 맞추어 아홉시 예약을 하고선 현장으로 날았다.

마침 내가 잠시 기거하는 파리 지인 집이 자벨Javal 역 코앞이라 그곳에서 베르사유역까지 직통하는 rer이 있어 4.05유로짜리 표를 끊고선 휙 날았으니 발매기가 고장나는 바람에 인근 지하철역으로 가서 티겟을 발매하는 소동이 잠시 빚어지긴 했다.


돈으로 쳐바르긴 했지마는 그런 대로 숨통을 튀어준 베르신유 정원



사년전 그때는 잘만 표도 끊고 했지마는 이제 나이 들고 보니 그런 기억은 까마득하기 짝이 없고 다 하나하나 새로 배우는 신출내기에 지나지 않는다.

나비고인지 머시긴지 그걸 인터넷 구매하기는 했지마는 이 또한 내가 기계치라 작동하지 않아 아날로그로 돌아갔다.

베르사유는 비수기라지만 그래도 베르사유였다. 날씨가 비가 약간 뿌리는 우중충함이 있고 을씨년스러운 데다 내가 일찍 갔으니 관람객이 그닥 없어 편안한 관람이 되리라 생각했지마는 오산이었다.


이런 데서 무슨 한가롭게 건물과 그림을 감상한단 말인가? 시장통이다.



내가 들어갈 땐 얼마되지 않는 관람객이 이후 쏟아져 들어와 건물 내부 박물관으로 꾸린 공간은 금새 사람으로 범벅이라 내가 좋아하는 사진 촬영은 거의 불가능한 사태에 이르고 말았으니 사람들한테 떠밀려 정신을 차리기 힘든 지경이었다.

그 인상은 앞서 간략히 초했으니 생략하되 루이14세 이 친구는 정신병자 수준의 울트라관종이라는 이야기는 다시 해 둔다. 혹 내가 저 수준의 또 다른 관종 아닌가 계속 나 자신한테 묻기도 했다는 말도 해둔다.

가뜩이나 새벽 잠이 없어 일찍 깬 데다 개장과 더불어 관람코스는 거개 빠뜨리지 않고 실내를 돌고선 야외 정원까지 대략으로 훑으니 열두시가 넘었다.


나폴레옹 대관식 벽화가 있는 그 맞은편 비름빡 그림 한 장면



도저히 피곤하고 배가 고파 견딜 수가 없어 숙소로 복귀하고는 좀 쉬었다 오르세박물관이나 들릴 작정이었다. 저곳을 다시 가고픈 생각은 없지마는 어제 보니 그 비름빡에 고흐 특별전을 한다 해서 찾아보니 볼만하지 않나 싶어 들리고자 했다.

마침 오늘은 아홉시반까정 야간개장을 하고 여섯시 이후에는 할인까지 해준다 하니 오후를 보내기엔 안성맞춤인듯 했다.

들어와 냄비 밥을 해먹고는 잠시 눈을 부쳤지만 눈을 떠 보니 이미 시침은 8을 향하는 중이었다.


누구더라 조세핀인가? 최근 기증품이라고 따로 걸어놨더라. 더 기증하라는 압박이다. 뽀샵 열라했다.



그대로 골아떨어졌으니 그걸로 됐다. 늦게서 다시 냄비 밥 해먹고는 샤워하면서 빤 속옷은 히터에 걸어말리는 중이다.

로마서 넘어오며 옷은 여벌을 가져오지 않아 매일 이런식으로 25일까지 견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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