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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72) 연장과 예정 사이에서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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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여명


 
애초 귀국일은 12월 5일이라, 연말로 가는 까닭에 비행기표에 유동이 있는 모양이라, 12월 20일대로 넘어가도 괜찮은 비행기표가 떠서 그때로 연장할 거냐 집사람이 물어서 잠시간 고민 끝에 예정대로 귀국키로 했다.

무엇보다 귀국 직후 두 곳 학술대회 진행 혹은 토론좌장을 맡은 처지인 까닭이 크다. 무리해서 사정 설명하고 다른 사람 구해보라 해도 되겠지만, 이런저런 작은 미련 버리고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준비를 해야 하는 시점이다. 

가뜩이나 여기 오는 바람에 이런저런 초청 자리를 눈물을 머금고 포기할 수밖에 없었으니, 아무리 자발 백수라 해도, 연말이 대목이요, 연말 아니면 이렇게 와달라는 자리도 없어 이럴 때 조금이라도 주머니를 채워놔야 춘궁기를 견딘다. 

또 이를 핑계로 이런저런 자리라도 있어야지 않겠느냐는 요청도 모조리 거절한 마당에, 그간 회사 생활에 도움을 준 분들께 고맙다는 의례적인 인사라도 찾아뵙고 해야 할 사람이 왜 아니없겠는가?

요새야 카톡질 문자질로 감사하니 미안하니 하는 말들을 틱 하고 마더라만, 또 그런 의례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기는 하지만, 찾아뵙고 말씀드려야 도리인 분들이 분명 있다. 

그런 자리들을 모조리 건너뛰고 왔으므로, 자꾸 밟힌다. 

퇴직에 즈음해 고향엔 두어 번 거푸 다녀오기는 했지만, 이제는 쉬러 가는 고향나들이가 아니요, 틈나는 대로 노모를 도와야 하는 농사보조꾼으로 재무장도 해야 한다.

아마 요새야 농한기라 크게 거들 일은 없겠지만, 이제는 틈나는 대로 김천을 다니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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