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것이 떨어져 좀 욕심을 냈더니, 비닐봉다리가 찢어질 판이라, 왜 음료수 계통은 이리도 많이 샀는지, 들고 오며 후회를 좀 했다. 숙소에서 거리가 상당한 거리라, 팔이 빠질 듯하다.
대형 수퍼마켓을 보며 새삼 먹고 자고 싸는 문제를 생각한다. 나 또한 말로만 모든 것을 돈으로 보면 해명되지 않는 문제가 없다 했지만, 말뿐이어서, 한심하게도 수퍼마켓 풍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시장을 생각해 본다.
도시가 형성되면 가장 먼저 시장이 생긴다. 자연발생으로 생기기도 하지만, 계획도시의 경우 시장을 가장 우선 고려해야 한다. 먹는 문제가 해결되지 아니하면 안되는 까닭이다.
시장을 물자가 유통하는 공간이요 정보가 교환하는 데다. 전자는 생계 문제요 후자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가 생산하고 유통하며 소비되는 마블 스투디오랑 연동한다.
요새야 사정이 많이 달라지긴 했다만, 그래도 나처럼 생평 시장 한 번 갈 일 있을까 말까 한 남자들이 시장 연구랍시며 주도한 일은 분명 문제가 있다. 그네들도 나 같은 처지 아니었을까 말이다.
그네들이 이 시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얼마나 체득했을까 싶다. 말로만 중요하다 떠든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동시東市가 어떻고 서시西市가 어떠하며, 육의전이 뭐고 떠들었지만, 그에서 과연 무엇을 보았을까?
이것 아니면 죽음이라는 절박을 과연 체득했을까? 못내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서울도 아닌 로마에서 꼴난 장보기 한 번 하면서 청승을 다 뜬다 봐줬으면 싶다.
젠더라는 개념 혹은 말을 증오하므로, 굳이 이 말은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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