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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77) 툭진 양말 건조는 커피 포터로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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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요체는 짐 줄이기다. 더구나 기차요금보다 싼 EU 내 이동은 저가 항공을 이용하니 짐짝은 더 단촐해야 한다.

나는 딱 한 벌로만 움직인다. 속옷이고 뭐고 딱 한 벌이다. 사진기 세트 때문이다.

양말은 계절도 계절이고 또 많이 걷는 까닭에 부러 툭진 쪽을 선택한다.

바지나 잠바 제외하고선 양말 속옷은 그날 저녁에 빨아 걸어둔다. 빤스나 난닝구는 그 담날이면 다 말라 있는데 툭진 양말이 문제다.

이틀 묶을 몰타 숙소엔 헤어드라이기가 안 보인다. 이걸로 속성건조는 왔다지만 없으니 어쩌겠는가?




백열등이라도 있으면 그짝에다 걸어두면 금방 마르지만 요새 등은 열이 안난다.

주방 뒤지니 커피 포터가 보인다. 물을 부러 가득채우고 데핀다.

포터 온몸에서 풍기는 열이 상당하다. 양말을 얹어놓았다.

몸통을 둘러 한 짝을 걸쳤으니 유리잔 두 개를 갖다대니 양말이 포터 몸통에 달라붙는다.

인류문명은 열과의 싸움이다.




지가 안 마르고 베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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