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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시공사, 전재국, 그리고 운젠에서 죽은 화산학자

이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는 도서출판 시공사가 기획한 교양총서이거니와, 프랑스 갈리마르 총서 번역으로 안다.


포켓판이지만, 지질이 두꺼워 무겁다는 점이 단점이요, 더불어 번역 수준이 함량 미달인 듯 싶은 사례가 많다는 점도 아쉽기는 하지만, 교양총서 새 지평을 연 역작이다.


이 총서가 나옴으로써 종래 그 토속 버전이라 할 만한 대원사 <빛깔있는 책> 총서가 빛을 잃었다.
도판과 디자인, 그리고 무엇보다 콘텐츠 질에서 도대체가 비교 불가능한 까닭이었다.


시공사..보다시피 창립자가 전재국이다.
전두환 아들인 그 전재국이 대주주인 출판사다.

자연인 전재국
전두환 아들 전재국에 대해선 무수한 논란이 있다.
혹자는 그가 무슨 돈 자금으로 저 출판사를 만들었겠느냐, 결국 전두환 정치비자금이 아닌가 하는 눈초리 많다.

하지만 시공사가 기획한 이 <시공디스커버리>  총서는 그런 점들을 차치하고, 그것이 설혹 백프로 번역물이라 해도 그 자체 신선한 기획이요, 더구나 그 하나하나가 당대 최고 권위자들의 글이라는 점에서 결코 지울 길 없는 위대한 족적으로 나는 평가한다.

무엇보다 도판이 훌륭하기 짝이 없다.


화산 편을 봐도, 저런 도판 저리 레이아웃한다.
저 총서에 수모를 느낀 대원사가 그네들 총서 편집을 바꾸기 시작했다.

이 화산 편은 얼마전 어느 헌책방에서 구득한 것이어니와,

그 저자 소개를 무심히 보다 한대 둔기로 얻어맞은 듯 했다.


1946년생 화산학자 모리스 크라프트 Maurice Kraft

부인 카티아 Katia 역시 화산학자였다는데 이 둘은 1991년 6월 3일 일본 큐슈 운젠 화산 폭발을 관찰하다 현장에서 같이 사망했다 한다.

화산이 터진 흔적이 있는 곳은 다 다녔고 화산이 터질 듯한 조짐 있는 곳은 달려갔다. 화산에 미쳐 살다 화산재에 묻혔으니 화산학자다운 종언이라 하겠다.


크라프트 부부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