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 말하는 사천왕이며 금강역사니 팔부신중은 실은 문신門神이다. 민간에서도 이런 문신들이 있으니, 신다神荼와 울루鬱壘, 진경秦瓊과 경덕敬德, 그리고 종규鍾馗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모두가 면모가 흉맹兇猛하다. 그래야 귀신이 두려워하는 까닭이다.
신다와 울루에 대한 논급은 멀리 《논형論衡》이 인용한 《산해경山海經》에 다음과 같이 보인다. 현행 《산해경》에는 없다.
“창해滄海에 도삭度朔이라는 산이 있고 그 산 위에는 큰 복숭아나무가 자라는데 그 가지는 3천리를 뻗친다. 그 가지 동북쪽을 귀문鬼門이라 하는데, 온갖 귀신이 출입하는 데다. 거기에 두 사람이 있어 한 사람은 신다神荼라 하고 다른 사람은 울루鬱壘라 하니 이들이 온갖 귀신을 감시한다. 해악을 끼치는 귀신은 붙잡아서 줄로 묶어 호랑이한테 먹이로 던져준다. 이에 황제黃帝가 이를 법도로 만들어 때마다 그들을 좇아버리니 큰 복숭아나무를 세우고 문에는 신다와 울루 그림을 호랑이 그림과 함께 붙이고 새끼줄을 매달아 흉악한 귀신[兇魅]들을 감시한다.”
滄海之中 , 有度朔之山 , 上有大桃木 , 其屈蟠三千里 , 其枝間東北曰鬼門, 萬鬼所出入也. 上有二人 , 一曰神荼, 一曰鬱壘, 主閱領萬鬼. 惡害之鬼, 執以葦索, 而以食虎. 於是黃帝乃作禮, 以時驅之, 立大桃人, 門戶畫神荼·鬱壘與虎, 懸葦索, 以禦兇魅.
이에서 호랑이 역시 문신으로 세웠음을 추찰하거니와, 문에다가 신다와 울루 형상이나, 늙은 호랑이를 그려 붙이는 부적이 등장하는 배경이 된다. 복숭아나무는 예부터 귀신을 물리치는 힘이 있다 하는 뿌리도 예에 있으니 그 나무로 방망이를 만들거나 사람 형상을 만들어 세운다.
이 이야기는 《현중기玄中記》 라든가 《옥촉보전玉燭寶典》 같은 후대 문헌에서도 보이는데, 조금은 문맥이 달라진다. 《태평어람太平御覽》 권29와 권918이 각각 인용한 구절을 보면
동남쪽에는 도도산桃都山이 있다. 그 아래에는 두 신이 있는데, 왼쪽은 능隆이라하고, 오른쪽은 穴+友(이 글자는 독음도 모르겠고 뜻도 모르겠다)이라 하며, 모두 갈대끈을 잡고, 상서롭지 못한 귀신을 지키다가 잡으면 죽인다. 지금 사람들은 정월 초하루에 두 개 복숭아 나무 인형을 만들어 문 옆에 세워두는데, 아마도 옛부터 전해진 그 신들의 상인 듯하다.
東南有桃都山 下有以神, 左名隆, 右名穴+友, 幷執葦索, 伺不祥之鬼, 得而熬之. 今人正朝作兩桃人立門旁, 蓋遺象也.
문신은 축사祭祀의 대상에서 한대漢代 이후 인격화人格化한다. 한대의 문신으로는 성경成慶과 신다神茶와 울루鬱壘가 있다. 당唐 나라 때 문신으로는 진숙보秦叔寶와 울지공尉遲恭, 종규鍾馗가 있다.
당 나라 시대가 개막하면서 신다와 울루 말고도 진숙보秦叔寶와 울지공尉遲恭이라는 역사상 실제 인물들을 모델로 하는 문신이 등장한다. 또 성경成慶이라는 문신도 등장한다.
담징談徵이 인용한 《풍속통風俗通》에 의하면 당 태종唐太宗 시기에 이르러 그림쟁이한테 진숙보秦叔寶와 위지공尉遲恭 형상을 그리게 하고는 궁에 걸어 오래도록 문신으로 삼았다. 또 종규鍾馗라는 문신도 등장한다.
송宋과 원元 이후에는 계속 문신이 증가해 온교溫礄 악비岳飛 조운趙雲 손빈孫矉 용연龐涓을 비롯한 고대 충신명장들이 새롭게 추가된다.
오늘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광화문에 만들어 붙인다고 한 금갑장군金甲將軍 문배도門排圖란 실은 신다와 울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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