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이 내세우는 문화상품이라면 내장산이 제일일 것이요 그 다음이 한우랑 쌍화차라 할 만하니 맨 후자를 추동하고자 정읍에서는 정읍쌍화차거리를 만들어 특화했으니
그에 어울리게 저 주변으로는 쌍화차를 킬러콘텐츠로 내세운 업소 수십 군데가 다닥다닥 디스트릭트를 형성하여 성업 중이라
저곳은 두어 번 가서 생계란 동동 띄워 시음하기도 했거니와 오랜만에 남도행 감행한 오늘도 그리할 작정이었더니
마침 이곳을 은거 중인 김창환 형한테 기별하니 어디냐 해서 여기다 했더니 다른 곳을 한사코 안내하며 버럭하기를 정읍에 왔으면 정읍 사람 말을 들어야 할 거 아니냐 하더라.
뭐 그저그런 데겠지 하면서도 속아주자 하는 생각으로 그가 안내하는 약속 장소로 향했으니 그곳이 저곳이라 주변엔 이렇다 할 유사 업소는 없고 오직 저곳만이라
정읍중학교 바로 앞인 저 소은 이라는 쌍화점은 들어서자마자 쌍화차 그 특유한 향내 진동이야 익히 예상했으되 놀랬으니 금욜 오후 세시쯤인데 그리 넓지는 아니하나 시간이 시간이라 매장 모든 자리가 꽉 찼으니 손님은 물론 중년층 여성들이라 그 모습에 아 이른바 핫 플레이스 아닌가 하는 느낌을 준다.
메뉴판 보니 이러해서 저렴한 편이라 동행 넷이서 각기 쌍회차 한 잔씩 시켜놓고 노가리 까는데 인근 테이블 보니 어랏?
실례 무릅쓰고서 사진 한장씩 찍어도 되냐 하나 다들 오케이라 그 모습에 동행들이 조금만 기다리는데 웬 호들갑이냐 핀잔이라 암튼 보니 찌게다시가 풍성해서
듣자니 땅콩 고구마 가래떡 계란은 고정이요 오직 밀감만은 시절을 따라 그에 맞는 과일로 바뀐다 한다.
저 계란은 쌍화차 특징하는 그 날계란 아닌가 해서 나중에 우리 테이블에 나왔을 적에 저 계란 두들겨 깨서 넣으려 했더니 맥반석 삶은 계란이라 해서 머쓱했다.
보니 찌께다시는 요기가 되고도 남음이 있어 형이 이르기를 팔천원으로 실제 이곳에 와서 요기하는 이가 적지 않다 한다. 호남은 그 특유한 황토가 드넓게 펼쳐지는 장관이 나같은 경상도 산골 출신은 언제나 부럽거니와 그런 흙만 보면 대뜸 고구마 농사 참 잘될 땅임은 직감으로 안다. 그런 만큼 이곳 고구마는 다른 지역 그 산품보다 맛이 좋다.
쌍화차가 마침내 나왔다. 두텁게 깎은 맥반석 잔과 받침이 더 묵직함을 준다. 듣자니 쌍화차 붓기 전에 이 맥반석을 먼저 달군다 한다. 실제 그릇이 뜨거바서 손으로 들 수는 없다.
건디기를 스푼으로 건져보니 밤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흔한 잣을 띄우지는 아니했다.
듣자니 그 조제를 위해 한의사가 따로 있다 한다. 집안이 한의사 내력인 형이 이르기를 본래 쌍화자가 한약방에서 비롯한다 한다. 기다리는 손님들을 위한 음료로 내놓던 그것이 발전한 것이 쌍화차란다. 그럴 듯한 말이다.
이곳 쌍화차는 설탕 간을 하진 아니해서 쌉사름 했으니 단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설탕을 비치했다.
흔한 쌍화차라 해서 뭐가 특별할까 했더니 저 가격이 놀랍고 그 아늑함이 더 좋고 그 독특한 맛이 더 뜻밖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쌍화점을 쌍화업계 끝판왕이라 부른다.
혹 관심 있는 이들은 아래 지도를 참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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