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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 진가秦嘉와 서숙徐淑의 증부시贈婦詩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8.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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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소개하는 시는 하수영의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랑 같이 감상하면 좋다. 


http://www.youtube.com/watch?v=yE6roNkyGBM


중국 고대 연애시 앤쏠로지인 《옥대신영玉臺新詠》 권1에 後漢시대 진가(秦嘉)라는 사람이 병들어 친정으로 요양간 아내 서숙(徐淑)에게 보낸 연작시 3편이 증부시(贈婦詩)라는 제목으로 연달아 수록되었으니, 그 서문에는 작자 진가를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秦嘉는 字를 사회(士會)라 하며, 농서(隴西) 사람이다. 군상연(郡上掾)이 되어 그의 처 서숙(徐淑)이 병이 들어 본가로 돌아가게 되었다. 이에 직접 얼굴을 볼 수 없어 시를 주었으니 그 시는 다음과 같다.(秦嘉. 字士會. 隴西人也. 為郡上掾. 其妻徐淑寢疾. 還家. 不獲靣別. 贈詩云爾)


첫 번째(其一)

人生譬朝露 인생은 아침이슬 같고 

居世多屯蹇 세상살이 고난 많다오

憂艱常早至 근심과 간난 늘 빨리 오고

歡會常苦晚 기쁨과 만남 늘 늦어 괴롭소 

念當奉時役 시절 임무 받들어 떠나려니 

去爾日遙遠 떨어질 지낼 날 멀기만 하오 

遣車迎子還 수레 보내 당신 맞으려 했지만

空往復空返 공수레로 갔다 공수레로 오구려 

省書情悽愴 편지 살피니 마음 서글퍼져 

臨食不能飯 밥을 보고도 차마 먹을 수 없소

獨坐空房中 홀로 앉아 빈방 지키니 

誰與相勸勉 누구와 다독거리겠소 

長夜不能眠 긴 밤에 잠 못 이루고 

伏枕獨展轉 베개 깔고 홀로 뒤척이니 

憂來如尋環 걱정 일어나 뱅뱅 도는 듯하지만 

匪席不可卷 내 마음 돗자리 아니라 말지 못하는구려


이에서 보듯이 첫 번째 시는 신병 치료차 친정으로 돌아간 직후 아내를 생각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이 시는 아내의 친정 복귀 직후 집안의 휑뎅그레한 풍광과 그에서 격발하는 작자의 허전함과 애절함을 표현했다.


어느 독거중년


두 번째(其二)

皇靈無私親 신령은 사사롭게 편애 않으니

為善荷天祿 착한 일엔 하늘이 복을 주신댔소

傷我與爾身 가슴 아프오 당신과 나 

少小罹煢獨 젊을 적 기댈 곳 없이 홀로되어 

既得結大義 결혼이란 큰 뜻 이뤄지만 

歡樂若不足 함께하는 즐거움 아직 모자란듯 

念當遠離別 멀리 이별할 일 생각하며 

思念敘欵曲 그대 향한 맘 곡진히 펼쳐봅니다 

河廣無舟梁 황하는 넓어 건널 배조차 없고 

道近隔邱陸 길은 가까우나 구릉언덕에 막혔다오

臨路懷惆悵 떠나려니 가슴 속 먹먹해져 

中駕正躑躅 가다가 머뭇머뭇한다오 

浮雲起高山 뜬 구름 높은 산에서 일고 

悲風激深谷 서글픈 바람 깊은 계곡 치는구려

良馬不回鞍 좋은 말이라 안장 돌리는 일 없고 

輕車不轉轂 가벼운 수레바퀴 돌리지 않는다오

針藥可屢進 침과 약은 자주 댄다 하나 

愁思難為數 시름은 헤아리기 어렵다오 

貞士篤終始 정절 있는 남자 맘 변함없지만 

思義不可屬 그대 향한 생각 다 적을 수 없소


두 번째 시는 친정으로 떠나간 아내에 대한 그리움이 역시 주조를 이루나 배경은 작자의 心相이다.


세 번째(其三)

肅肅僕夫征 어서어서 종들이 갈길 서두르고

鏘鏘揚和鈴 쨍그러렁 수레방울 소리내네 

清晨當引邁 이른 아침 먼 길 떠나려 

束帶待雞鳴 혁대 메고 닭울음 기다리며 

顧看空室中 텅 빈 방 돌아보니 

髣髴想姿形 당신 모습 있는 듯 

一別懷萬恨 한번 이별에 만 가지 회한 인다오

起坐為不甯 일어나 앉아도 편치 않으니 

何用敘我心 무엇으로 내 마음 펼치리오 

遺思致欵誠 그리움 전하며 정성깃든 선물 보낸다오 

寶釵可耀首 보석 비녀론 머릴 빛나게 하고 

明鏡可鑒形 밝은 거울론 얼굴 비출 수 있소 

芳香去垢穢 꽃다운 향기는 묵은 때 없애고 

素琴有清聲 소금에선 맑은 소리 난다오

詩人感木瓜 시인은 모과 선물에 감동하여 

乃欲答瑤瓊 아름다운 옥으로 보답하려 했다지요

媿彼贈我厚 부끄럽소 당신이 보내준 선물에 비하면

慙此往物輕 할말없소 내가 보내는 선물에 비하면 

雖知未足報 보답이 모자람을 내 알지만 

貴用敘我情 내 마음 알림이 소중하오


이 세 번째 시는 친정에서 요양하는 아내를 두고 서울로 떠나야 하는 작자를 노래했다. 종들이 서두르는 수레는 서울로 향하는 발걸음이다. 작자는 隴西 사람이다. 한데 그는 이곳의 아전 혹은 서리로서 회계와 호구 조사 등의 예산 전반을 담당하는 군상연(郡上掾)으로 해마다 때가 되면 서울로 상경해 중앙조정에다가 郡의 재정 상황을 보고해야 했다. 서울로 가는 발걸음은 바로 이런 공무에서 기인한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편지에 병든 아내 서숙은 어떤 답장을 보냈는가?


같은 옥대신영에는 그에 대한 아내의 답가가 ‘秦嘉 妻 徐淑 答詩 一首’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이 著錄되었다.


妾身兮不令 첩은 몸이 편치 못하여 

嬰疾兮來歸 병 걸려 친정에 왔습니다

沉滯兮家門 집안에 틀어박혀 지내지만

歷時兮不差 날이 가도 차도가 없네요 

曠廢兮侍覲 당신 모시는 일 팽개치니 

情敬兮有違 정성스런 공경 어겼답니다 

君今兮奉命 당신은 지금 나랏일 받들어

遠適兮京師 멀리 서울로 떠나시지요 

悠悠兮離別 아득아득 이별은 멀고요 

無因兮敘懷 가슴에 품은 맘 말할 수 없네요

瞻望兮踴躍 하늘 쳐다보며 동동 구르다가 

佇立兮徘徊 우두커니 선 채 서성일 뿐 

思君兮感結 당신 생각에 감정 북받치는데

夢想兮容輝 꿈속에서 멋진 당신 모습 그려요

君發兮引邁 당신 먼 길 떠나시면 

去我兮日乖 저와 떨어질 날 갈수록 많겠지요 

恨無兮羽翼 한스럽습니다 날개 없으니 

高飛兮相追 높이 날아 당신 따를 수 없음이 

長吟兮永歎 길게 신음하며 오래 탄식하니 

淚下兮霑兮 눈물 흘러 옷깃을 적신답니다


둘은 어떻게 되었는가? 남편 진가는 서울로 갔다가 그곳에서 눌러앉아 黃門郞이라는 중앙관직에 임명되었다가 이내 죽으니, 친정에 남은 아내 또한 이내 죽고 말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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