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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야음 틈타 찾은 덕수궁 살구꽃

by taeshik.kim 2019.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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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는 길에 살구꽃 향기 담 타고 넘어 오기에 막무가내로 끌려갔다. 


어둑한 하늘 백댄서 삼아 살구꽃 여전히 만발이더라.
진즉에 졌을지 모르나 꽃샘에 살아남았을지도 모른다.


호롱불은 아닐터
심지 돋우다 코밑에 검댕이 바를 일은 없겠으나
엄마가 두들기는 다듬이질 소리 금방이라 들릴듯. 
그래, 그땐 풀먹이고 인두로 지지고도 했어. 



하긴 우리집은 초가였어. 
저런 기와등 같은 집은 꿈이었더랬어.


손가락 침발라 창호지 뚫고픈 욕망 솟음한다.
혹 모를 일 아닌가?
누군가 연지곤지 바르고 쪽두리 쓴 채 수줍게 기다릴지.


벌써 힘 잃고 해파리마냥 흐물흐물한 참꽃을 장송한다.


그래 꿈이었어.
모든 게 꿈이었어.

그래도 꿈꾼 그 순간만큼은 그리도 행복했노라 해둔다. 
꿈에서나마 함께 있었으니, 그래서 무척이나 행복했노라 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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