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계절의 노래(45)
등불(燈) 첫째
[송(宋)] 임지기(林之奇) / 김영문 選譯評
길 잃고 나서 사람들은
여러 갈림길 헤매며
어둠속을 더듬더듬
제 맘대로 걸어가네
어제 밤 불현 듯
갈 길을 찾은 것은
한 점 외로운 등불
내 스승 됐기 때문
自從失道人多岐, 擿植冥行信所之. 昨夜忽然尋得路, 孤燈一點是吾師.
가는 길이 밝고 뚜렷하기만 하다면 얼마나 심심할까? 더러는 길을 잃고 먼 곳을 돌기도 하고, 어떤 때는 어둠 속에서 눈앞조차 분간하지 못하기도 한다. 캄캄한 바다에서 길을 잃은 일엽편주는 저 멀리서 비치는 외로운 등대의 불빛을 만나 방향을 찾는다. 칠흑 같은 밤, 산짐승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첩첩산중에서는 멀리서 깜박이는 작은 절집의 등불 빛을 보고 안도의 숨을 내쉰다. 다시 찾은 광명 속 새 길은 더욱 소중하다. 우리 삶을 위해, 우리 사회를 위해, 우리 나라를 위해 새로운 미래를 꿈꿀 때다.(2018.05.27)
삶은 늘 안개 속이다. 분명해보이던 길도 미로인 듯 여겨지고, 환하게 보이던 앞날도 어둠에 덮인다. 더러는 길을 잃고 먼 곳을 돌기도 하고, 어떤 때는 어둠 속에서 눈앞조차 분간하지 못하기도 한다.
캄캄한 바다에서 길을 잃은 일엽편주는 저 멀리서 비치는 외로운 등대의 불빛을 만나 방향을 찾는다. 칠흑 같은 밤, 산짐승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첩첩산중에서는 멀리서 깜박이는 작은 절집의 등불 빛을 보고 안도의 숨을 내쉰다.
“지금 이 길이 아니라는 게/ 분명해질 때, 바로 그 때, 다른 길이 나를 찾아온다./ 길을 찾아 나선 자에게만/ 그 길은 나를 향해 마주 걸어온다.”(박노해, 『다른 길』 「작가의 글」)
때로는 지금까지 걷던 길을 잠시 멈추고 뒤돌아볼 필요도 있다. 마음을 비우고 내가 지나온 궤적을 곰곰이 돌이켜보면 그것이 미로인지 막다른 골목인지 판별할 수 있다.
내 길을 이끄는 스승은 내 밖에 있을 수도 있지만 내 마음 속에서 밝아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것이야말로 미래의 등불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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