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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영화 마약왕의 실제 모델이라는 히로뽕 제조범 이황순

송강호가 주연한 영화 '마약왕'이 근자 개봉해 극장에서 한창 상영 중이라, 개봉 직전에는 송강호 주연이라 하고, 그 소재가 나름 이색적이라 해서 화제가 되었지만, 막상 흥행 행보는 기대보다는 별로라, 어째 이 영화 시사회 직후 우리 공장 영화 담당 조재영 차장 평이 좋지는 않더라니, 그런 우려로 실제가 흐르는 듯하거니와, 나는 그 영화를 아직 보지 못한 상태이므로, 영화가 어떻네 저떻네 하는 감상을 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아니하다. 


영화 마약왕 한 장면



그런 내가 그럼에도 명색이 우리 공장 영화를 담당하는 부서장으로써, 이런저런 고리로 내가 그에 기여할 바는 없을까 나름 고심하다가 그래도 번데기가 할 수 있는 주름잡기요, 송충이가 할 일은 솔이파리 먹는 일이거니와, 마침 그 개봉 직후 주연배우와 감독 릴레이 인터뷰가 있었거니와,  



영화 마약왕 전시포스터



근자 이를 만든 우민호 감독을 인터뷰한 조 차장 기사 '마약왕' 감독 "욕망 좇다가 시대와 함께 자멸하는 변종 이야기" '마약왕' 기사를 보니깐 딱 내 입맛에 맞는 구절이 보이는지라, 이에 의하면 그로 하여금 이 영화 제작으로 이끈 계기가 1980년 마약왕 이황순 저택을 무장경찰이 포위한 사진 한 장이었다고 하거니와, 이황순은 집에 필로폰 제조 공장을 차려놓고 국내 외로 유통하다 자택에서 경찰과 대치 끝에 검거되었다고 하거니와, '마약왕'에서도 이 장면은 거의 그대로 재연된다는 것이 아닌가? 


그리하여 네이버 뉴스라이버러리를 통해 '이황순'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니, 그의 행적이 좍 뜬다. 



히로뽕 제조범 이황순 검거 관련 경향신문보도. 1980



이 사건이 터질 당시 나는 어렸으니, 내가 그때 그 시절 그 사건을 기억할 리는 없으니, 더구나 김천 어느 산골 촌구석에 테레비 한 대 없던 그 시절 내가 무슨 수로 세상과 소통한단 말인가? 


이 사건이 당시에는 꽤 화제였던지라, 그에 대한 보도가 막대하기만 하다. 편의상 개중에서도 경향신문 보도를 이용해 본다. 



앞과 출처 같음



히로뽕密造團 경찰과 銃擊 대치 3시간

경향신문 | 1980.03.20기사(뉴스)


釜山 넷檢擧…獵鋶으로-主犯 自殺기도, 어깨 銃傷 


國內 최대組織…어제낮 아지트 急襲

密輸로 資金 마련, 70億원어치 팔아


【釜山】 국내 최대의 히로뽕 밀조범으로 검찰의 수배를 받아오던 李晃純씨(45)가 수사진에 쫓기자 엽총을 쏘며 기동경찰과 3시간동안 대치하다 자살을 기도했으나 미수에 그쳐 공범 3명과 함께 검거됐다. 19일 하오 4시 30분쯤 부산시 남구 民樂동1 李昌純씨(52·안전기업대표) 집에서 히로뽕 밀제조범으로 검찰의 추적을 받던 李씨의 동생 晃純씨가 부산지검 특수2부 諸葛隆佑 검사 등 검·경찰 60명과 대치하다 자살직전 李씨의 형 昌純씨의 만류로 자기의 엽총에 어깨에 관통상을 입고 성인신경외과의원(광안동 829)에 입원가료중이다. 【관계기사6면】


부산지검은 지난달 28일 부산시 중구 忠武동 히로뽕 밀제조자인 재도파두목 崔在道씨(46)의 습관성 의약품 관리법위반사건을 수사하다가 李씨가 또 다른 히로뽕밀조조직을 갖고 있다는 정보에 따라 李씨 집 주변에 수사관을 잠복시켰다가 3일 만인 이날 李씨가 부산1라4291호 승용차로 귀가하는 순간 諸葛검사 등 10명의 수사관들이 이 집을 덮쳤다. 



이황순 검거 스트레이트 기사와 해설박스, 경향신문 1980




수사관들이 대문을 박차고 집안으로 들어서자 李씨는2층에서 사냥용 레밍턴모델 1100 5연발 라이플을 들고 나와 “들어오면 모두 쏴죽이겠다”면서 위협, 사육하던 셰퍼드 2마리와 진돗개 1마리 등 맹견 24마리를 풀어 집안에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 


諸葛검사는 관할 남부경찰서에 지시하여 무장경관 50명을동원, 李씨 집을 포위하고 마이크로 자수를 권유하는 한편 개가 덤비지 못하도록 4마리 중 셰퍼드 1마리를 총으로 쏴 사살했으나李씨는 2층에서 대문쪽 창문 커튼을 젖히고 엽총을 난사하고 돌과 빈병을 집밖으로 던지면서 경찰의 접근을 필사적으로 막았다. 


검찰은 이날 하오 6시 20분쯤 李씨를 설득시키기 위해 李씨의 형 昌純씨를 불러와 집안으로 들여보냈으나 범인 李씨는 “나는 더 이상 짓밟히고 싶지 않다.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소리지르면서 자살을 고집해 설득을 포기한 채 집 밖으로 일단 철수했다. 


검찰은 하오 6시50분 형 昌純씨를 다시 집으로 들여보내 설득하도록 했으나 李씨는 “더이상 괴롭히지 말라”며 엽총을 가슴에 대고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형 昌純씨가 덮쳐 총알이 빗나가는 바람에 오른쪽 어깨에 관통상을 입는데 그쳤다. 


검찰은 총소리가 들리자 집안으로 들어가 쓰러져 있는 李씨를 부산1라5136호 승용차에 태워 병원으로 옮겼다. 





李씨는 3시간 동안의 수술을 받았는데 오른쪽 어깨 부분에서 산탄 20알을 꺼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부산지검 특별수사2부 曺干鉉 부장검사 諸葛隆佑 검사는 19일 하오 李晃純씨를 총격 끝에 검거한데 이어 현장에 있던 李씨의 운전사 金炳國씨(38), 李씨의 매형 金德根씨(49. 부산시 남구대연3동 572), 가정부 金龍順양(22) 등 3명을 검거, 20일 습관성의약품관리법 위반혐의로 구속했다. 


【수사】 李씨는 그동안 在道파 주범인 崔在道씨, 大田파 두목 金丙默씨 등 4명과 짜고 지난 75년 11월부터 77년 9윌 사이 히로뽕 70㎏(싯가 70억원)을 밀조해 판 혐의로 검찰의 수배를 받아 왔었다. 


검찰은 李씨집에서 히로뽕을 찾아내지 못했는데 李씨가 경찰과 대치하는 동안 히로뽕을 화장실의 수도물에 풀어 쏟아버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李씨가 건강이 회복 되는대로 李씨의 조직계보 관련자와 히로뽕 판매 루트의 전모가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李씨의 집 장미밭에서 10평 넓이의 비밀공장을 발견했는데 입구에는 원석 2개를 덮어 정원으로 위장돼 있었다. 


이 비밀 지하실에는 환풍기 2대가 설치돼 있었으며 30㎝ 두께의 시멘트벽으로 된 것으로 보아 경찰은 이곳에서 히로뽕을 밀조해온 것으로 보고 있는데 지난2월 28일 공범 在道파 두목 崔在道씨가 검찰에 구속된 이후 공장을 폐쇄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비밀실에는 드럼통 3개가 있었는데 화공약품이 가득히 담겨 있어 이 약품이 히로뽕 제조원료인 염산에페드린이 아닌가 보고 부산시보건연구소에 감정의뢰했다. 


검찰은 또 李씨 집에서 李씨가 위협 사격하던 레밍턴 라이플 1정과 실탄 30발, 대형 공기총 1정, 일본도 1개, 자외선망원경 1개, 서울0가8712호 노바승용차를 증거물로 압수했다. 



모든 마약수사는 함정수사다. 그런 까닭에 항용 이런 사건 발표를 대할 때면 우리가 조심해야 할 대목이 액면 그대로 믿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함정수사는 짜맞추기가 거의 필연이라, 이 사건 역시 검찰의 공작 냄새가 물씬하다. 혹 당시 생존자들을 만날 수 있다면, 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재미있는 얘기 더 나오리라 본다. 


이 사건에 대해서는 한두번 더 쓰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