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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외국정상 관람없는 국립박물관 : 투탕카멘묘를 찾은 노무현

by taeshik.kim 2018.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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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한 중인 버락 오바마 미 합중국 대통령이 그제 경복궁을 관람했다. 아래 기사는 그에 즈음해 과거에 이와 관련한 사안을 긁적거려 본 것이다. 당시를 회상하면 투탕카멘 묘를 관람하는 노무현 대통령에 격발했다. 이후에도 비슷한 일이 펼쳐졌다. 지금의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첫해에 중국을 방문했을 적에 서안을 일부러 찾아 그곳 진시황 병마용갱을 관람했다. 

<기자수첩> 외국정상 관람없는 국립박물관

송고 2006.03.10 15:52:53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10일자 각 언론에는 이집트를 순방 중인 노무현 대통령 부부가 카이로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 투탕카멘 왕묘에서 발견된 황금가면을 관람하는 사진을 일제히 실었다.

이 장면을 보면서 기자는 씁쓸함을 지울 길이 없었다. 그런 노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국립중앙박물관이 퍼뜩 떠올랐기 때문이다.

기자는 98년 이후 꼬박 8년간 문화유산 분야 취재를 전담해왔다. 여느 중앙 언론사 문화유산 담당 기자들과 마찬가지로 가장 중요한 취재처는 문화재청과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이다.

한데 지난 8년 동안 외국원수가 우리의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는 기억이 좀체 없다. 적어도 20년 이상 관록을 자랑하는 박물관 직원 두어 명에게 확인을 부탁했더니, 역시 기자와 같은 반응이 돌아왔다.

어떤 직원은 “아마 외국원수 두어 분인가 박물관을 찾은 것 같으나 기억에 남을 만한 사건은 아니었다”면서 “미국이나 일본, 중국, 러시아와 같은 소위 주요 국가 원수가 적어도 최근 10년 동안 박물관을 들른 일은 없다”고 단언했다.

외국원수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꼭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으란 법은 물론 없다. 하지만 그 나라를 대표하는 박물관을 방문하는 것은 문화적 관례라고도 할 수 있다.

그 나라 역사문물을 집약하고 있는 박물관을 외국원수가 찾는 일이 갖는 상징성이 무엇보다 클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 행위 자체가 그 나라에 대한 이해와 존경의 표시일 것이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이 이집트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기자는 이해한다.

우리의 대통령은 다른 나라 박물관을 찾곤 하는데, 어찌하여 대한민국을 찾는 외국정상은 우리의 국립박물관을 찾지 않는가? 외국정상의 한국방문은 해당국 정부와 한국정부간 협의로 결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정부는 말로만 반만년 역사를 부르짖고 말로만 21세기가 문화의 세기라고 내세울 것인가? 스크린쿼터를 축소하는 결단을 내리기 전에 우리를 찾는 외국정상을 우리의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안내했어야 하지 않는가.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taeshi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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