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도 그랬지만, 요즘은 갈수록 더 부서간 업무협조가 중요해졌다. 어제 오스카상만 해도, 그것을 뉴스로 가공하는 언론사로서는 종합선물세트와 같아서, 관련 부서간에는 물려 굴려가는 바퀴가 있다. 거의 모든 현장에서 빠지지 않는 데가 사진부인데, 만족할 만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그래도 LA로 기자를 급파했다.
결과를 장담하기 힘든 이런 시상식을 두고서는 언제나 언론사는 선택을 해야 하는데, 봉준호 기생충이 6군데나 그 후보로 올랐다 해서, 그에서 몇 개를 탈 줄 모르니, 현지 기자 파견을 밖에서 보듯이 그리 쉽게 결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국내 출장도 아니니, 기자 파견은 적지않은 비용 지출을 감당해야 한다. 이리 될 줄 알았더래면, 아마 어제 LA 일대는 한국 취재진으로 넘쳐났을 것이다.
우리 공장은 LA에다가 상주 특파원을 둔다. 그러니 현장에 있어야 하는 그런 일은 이 특파원 몫이다. 그 업무 협조 요청은 대체로 관련 부서장들이 한다. 이걸 옛날에는 일선 기자들끼리 하는 일이 많았지만, 꼭 문제가 생겨 나중에 책임론이 대두하는 일이 더러 있었다. 그래서 이런 일은 반드시 관련 부장들끼리 하게 되어 있는데, 이게 번거로운 듯해도, 결과로 놓고 보면 말썽이 가장 적게 따르는 구조다. 옛날엔 이런 업무협조를 일일이 전화로 했지만, 요새는 카카오톡이 한다.
어제 아침이다. 사진부장이 묻는다.
"외신들이 자꾸 우리한테 전화가 와서 '기생충' 현장 찍을 만한 곳을 묻는데, 수상시 관련 행사 같은 거 하는 데가 있어요? 이거 자꾸 전화오는 것 보니 기생충이 받나 봐요. 그러지 않고서는 이럴 수가 없는데..."
영화팀에 확인하니 "딱히 그럴 계획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나 역시 저 사진부장 말을 전하기를 "외신에서 자꾸 우리한테 이런 걸 물어본다는데 저놈들은 미리 연락받았나봐" 했더랬다.
아카데미 대언론 홍보 시스템이 어떤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런 외신들이 진짜로 '1917'과 더불어 '기생충'이 '작품상' 수상 가능성이 높다 해서, 그럴 경우에 '대비'해 저리했는지, 혹은 사전에 주최측에서 미리 귀띔을 받고서 저리 대비하고자 했는지는 말이다.
아카데미 같은 유서 깊은 시상식은 내심 내 생각으로는 몇몇 유력 언론이나 관련 언론인한테 미리 귀띔하는 시스템을 작동하지 않나 하는데, 뭐 순전히 내 추측이니 뭐라 확언할 수는 없다. 다만 훗날 기록을 위해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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