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8일 금요일 저녁 종암동에서 꼭두작가 이경주 선생의 작업실과 강요 백수 김충배 전 국립고궁박물관 전시홍보과장의 온옥역사자원연구소 개소식이 있었다.
두 분은 사무실을 같이 쓰지만 나름 공간 분할이 있다.
각기 새로운 사무실을 마련했으니 가까운 지인들을 초대한 조촐한 개소식을 치렀다.
문제는 산더미 같은 음식과 각종 술.
나야 넌알코홀릭이라 술은 제끼고 이것저것 정신없이 줏어먹었으니 빠진 5키로 중 2키로 정도는 찌우겠다는 목표가 있다.
급속도로 줄어든 몸은 여러 모로 불편하다. 그래서 좀 찌우려한다.
그냥 갈 순 없어 필요한 걸 물었더니 없다 해서 할 수 없이 봉투를 준비했다. 축 발전이라 쓰는데 뿔싸 한자를 모르겠더라.
같은 발전이 다른 발전이 되고 말았다.
뜻만 좋으면 되지 않겠는가?
감회랄 게 따로 있겠는가마는 그런대로 유쾌히 웃었으니 그걸로 됐다.
산해진미는 다 모았으니 듣자니 이 작가가 친구 불러 강제노역해가며 아침부터 준비했다니 그 정성 고마울 따름이다.
다 입맛 땡겼으니 귀가한 지금 배가 터질 듯하다. 일키로는 늘지 않았겠나 싶다.
병풍 앞에 서서 늙은 시동, 아니 시노가 되어보기도 했다.
저 병풍 팔아야 돈이 될 낀데.
간단한 축사 혹은 건배사로는 돈 벌자를 제안했다.
돈이 전부는 아니나 가장 중요한 건 부인할 수 없으니깐 말이다.
그건 그렇고, 자정 가까이까지 머물렀지만, 시차에서 초래하는 졸음이 쏟아져 정신을 못차려서 내내 미안했다.
꼬꾸라졌다 일어나고를 반복했다.
그 와중에 김천 수도암 신라비 학술대회는 개회사까지 폰으로 쳐서 보냈으니, 그러고도 축사가 남았다.
돌아오니 원고만 득시글하면서 독촉한다.
초대글도 쓰고, 개회사도 쓰고, 축사도 쓰야 하니 말이다.
아참, 보도자료까지 쓸 수 없냐 김창겸 형이 물어오는데, 묻는 게 아니라 명령 같아서 영 찜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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